세계 최고·최다 선박수주…현대중공업
한달새 25척 57억달러어치 수주… 2위 중국과 매출규모 2배 격차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지난 2월 한 달 동안에만 25척, 57억불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며 월간 세계 최대 수주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글로벌 조선 업계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프랑스 토탈(TOTAL)社로부터 16억불 규모의 초대형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수주, 조선업계 사상 첫 월간 수주액 50억불을 돌파했다고 지난달 3일 밝힌 바 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2월 수주한 선박은 1만3천100TEU급 컨테이너선 9척, 8천600 TEU급 컨테이너선 6척, 31만 8천톤급 VLCC 5척, 드릴십과 FPSO 각각 1척, 벌크선 3척 등 총 25척, 57억불(현대삼호 건조분 포함)에 달한다.
고부가 특수선 수주 대폭확대
특히 현대중공업은 대표적 고부가가치 선박인 초대형 컨테이너선만 모두 15척을 수주했으며, 독일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1만 3천100TEU급 컨테이너선은 척당 가격이 무려 1억 7천만불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오만에서 수주한 31만 8천톤급 초대형 유조선 5척의 가격은 총 7억 7천만불에 달하고, 1만 피트 심해 시추가 가능한 그리스 메트로스타사의 드릴십 1척의 가격은 6억 6천만불에 달하는 등 고가의 특수선 수주도 대폭 늘었다.
조선업계는 이 같은 현대중공업의 폭발적 수주에 힘입어 올 들어 국내 조선산업은 선박 수주에서 세계 2위의 조선국인 중국과의 수주 격차를 2배 가량 벌린 상태다.
조선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과 거래하던 중소형 선사들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여파로 신조선 발주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 재정압박도 커져 신규 발주를 줄이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도 중국 조선산업이‘머지않아 한국 조선산업을 따라잡을 것’이라며 기세를 올렸지만 시황이 악화되면서 양국 조선산업의 진면목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18일 조선 업계가 밝힌 자료에서도 이 같은 한국 조선산업의 호황세가 드러난다. 한국은 지난 1월 기준 전세계 선박 수주물량 32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가운데 54%인 190만CGT를 수주하며 독주 행진을 하고 있다.
2위인 중국이 100만CGT와 일본도 30만CGT로 한국 조선업계를 쫓고 있지만, 이 같은 격차는 현 업계 편향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는 없을 듯 하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이처럼 독주체제를 굳힐 수 있는 까닭은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선박 발주의 특성상 시황이 좋지 않을수록 선사들이 신규 건조를 우량업체에 맡기려는 경향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선ㆍ해운 전문 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까지 전세계에 발주된 조선 물량은 637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만CGT보다 36%나 감소했다.
빅3 최대 해양플랜트 수주예상
세계 1위다운 기술력과 건조력을 자랑하는 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시황을 타고 올해 조선 및 해양 플랜트 부문(현대삼호분 포함)에서 지금까지 78억불의 수주 실적을 올리며 당초 설정했던 수주목표 272억달러(현대삼호중공업 포함)를 296억달러로 10%가량 높였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2월 한달에만 57억달러를 수주해 세계 기록을 세우는 등 올 초 수주 호조가 이어지다 보니 연간 목표를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고유가로 해양플랜트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도 현대 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바다에서 원유와 천연가스를 직접 뽑아 올리는 장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해양플랜트 수주액은 올해도 기록 경신을 이어갈 전망이다.
관련업계는 국내에서 해양플랜트 수주를 주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빅3'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공급처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이 같은 수주 호황 예상을 뒷받침한다.
심해유전 개발에 필요한 대형 해양플랜트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사실상 국내 '빅3'가 전부다. 국내 업체들이 주로 제작하는 해양플랜트는 바다에 떠서 원유를 캐고 저장하는 부유식 설비다.
드릴십과 반잠수식 시추선,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 설비) 등이 여기에 속한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2월 16억불 규모로 나이지리아에서 수주한 FPSO가 바로 그 대표적이다.
길이 320미터, 높이 61미터의 이 초대형 설비는 하루 16만 배럴(bbl)의 원유와 500만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2011년 말 완공 예정인 이 설비는 고가의 장비가 탑재되는 등 설계 및 제작에 고급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고부가가치 장비로, 올해 10월 해양 도크가 완공되면 지속적인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 플랜트 수주 47억달러 목표
현대중공업은 지난 96년 브라질 페트로브라스사로부터 수주한 2척의 FPSO공사를 시작으로, 프랑스 토탈사의 지라솔, 악포 FPSO 등 4척, 미국 엑슨모빌(ExxonMobil)사의 키좀바-A FPSO, 키좀바-B FPSO, 영국 BP사의 플루토니오 FPSO 등 매년 1척 이상의 초대형 FPSO를 성공적으로 건조하며, 명실공히 세계적인 기술력과 공신력을 인정 받아왔다.
특히 프랑스 토탈사로부터는 현재 완공단계에 있는 미얀마 야다나 플랫폼 및 악포 FPSO공사를 포함해 지난 3년간 5개 공사를 연속 수주함으로서 높은 신뢰도를 입증했으며, 이밖에도 서아프리카 및 북해지역의 유사 공사 등 추가 입찰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호황에 올해 플랜트 수주 목표를 작년의 27억달러보다 70% 이상 증가한 47억달러로 늘려 잡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3년 반 이상의 안정적인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늘어나는 물량 처리를 위해 도크 회전율을 높이는 등 생산성 향상에 힘쓰고 있고, 울산과 군산에는 도크를 추가로 건설하며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조선 및 해양 플랜트 부문(현대삼호분 포함)에서 지금까지 35척 70억불을 수주했으며, 480여척 520억불(인도기준)의 수주잔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제품군 라인업으로 세계 시장으로의 새로운 진출구를 뚫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로 세계 회전기기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서 1천만불 상당 발전기·전동기를 수주한 현대 중공업의 회전기 시장 진출은 대부분 유럽이 독점하던 시장에 대한 새로운 진입으로 그 의의가 남다르다.
건설장비 부문의 약진도 돋보인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건설기계 시장은 새정부 출범으로 행정중심 복합도시, 혁신도시, 기업 도시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착공, SOC 예산 확대 등 건설기계 수요의 진작에 필수적인 선행산업의 호전으로 건설기계 산업이 동반 수혜를 입을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장비 딜러망 100개국 469개 지역
1985년 중기계사업부로 사업을 시작한 현대중공업의 건설장비사업본부는 현재 굴삭기, 휠로다, 지게차, 스키드스티어로다 등 연간 2만여대 규모의 건설장비 및 산업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6만여평 규모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 100개국 469개 딜러망과 미국, 유럽, 중국의 현지법인을 통해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세계 최고의 건설장비 개발을 목표로 굴삭기, 휠로다, 지게차 등의 기종을 뉴스타일링의 디자인과 자동제어시스템, 운전자 중심의 편의성등을 향상시켜 제품 고급화에 더욱 주력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프로세스 사이클타임을 단축시키고 데이터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PDM(Product Data Management)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중이다.
또한 각 기능 분야별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개발, 자동굴삭제어시스템, 인체 공학기술, 특수사양 등의 신기술 개발을 위해서 산학협동, 사내 연구소, 해외전문업체간 기술정보교류를 추진하고 있으며 3차원 CAD 설계를 통해 현재의 기술을 미래지향적으로 향상,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의 거점 마련에도 여념이 없는 현대 중공업은 올 7월엔 인도 뿌네 지역에 굴삭기 생산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뭄바이에서 남동쪽으로 120km 떨어진 '뿌네'는 육상· 해상 등의 물류 여건이 양호한 데다, 물가· 임대료 등이 아직 저렴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의 새로운 전략적 생산 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인도 뿌네 지역에 부지를 매입해 굴삭기 생산 공장을 짓기 시작한 현대중공업은 이 공장을 짓는데 약 600억원을 투자했다.
황청연 현대중공업 인도법인 부장은 "초기에는 3500대 규모의 굴삭기를 생산을 하다, 1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건설장비 사업본부는 내수와 수출의 진작을 통한 2012년 글로벌 TOP5 업체로의 진입을 목표로 올 27억불 매출을 계획 중이다.
현지공장 건설 글로벌 리더로 성장
건설장비사업본부 산차영업부 오원섭 부장은 이 같은 매출 계획에 대해 전년 대비 27% 늘어난 수치라 밝히고, 경쟁력 있는 신모델의 개발, 안정적인 장비 공급을 위한 글로벌 생산시설 확충, 부품, 서비스 등 프로덕트 서포트의 지속 강화 추진으로 매출 목표 달성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대중공업은 지속되고 있는 고유가, 환율하락, 미국의 신용 경색, 중국의 긴축 정책 등 주변의 시장 환경의 불안요소들에 대해 신제품 출시, 품질 및 A/S 혁신, 판매시장 확대를 통해 올해도 작년보다 20% 이상의 실질 매출 성장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특히 철저히 제품의 고객지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지하 협소 공간 작업용 굴삭기 R1400-7U와 산판전용 5톤 굴삭기, 석산용 50톤 굴삭기 등 특수용 장비를 공급하며 향후에도 철저한 시장조사와 고객의 의견 수렴을 통한 시장 요구의 반영으로 고객 중심의 장비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오원섭 부장은 "공급 능력을 대폭 증가시키기 위해 대형 수요가 일고 있는 지역인 중국공장의 대폭적인 증설과 인도공장의 완공으로 공급 능력을 대폭 확충할 것"이라고 밝히고, "수요가 증가될 지역에 계속적인 현지공장을 건설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더로서 발전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원섭 부장은 험지형 크레인 등 신기종 개발 및 적극적 M&A를 통한 판매제품 확충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임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세계 1위의 조선, 엔진기계에 이어 건설 장비도 세계 Top 그룹에 진입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