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소비자물가는 한 해전(.25%)에 비해 갑절인 4.7%나 뛰었다. 10년만에 가장 큰 폭이다.
생활무가 상승률은 5.4%에 달했다. 그렇지 않아도 소비자들은 앞날에 대한 불안 때문에 지갑을 못 열고 있다.
근로자 실질임금은 이미 작년 3분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가마저 고공행진을 하면서 구매력이ㅣ 떨어진 소비자들은 더욱 움츠러들 게 뻔하다.
물가가 올라 소비가 얼어붙고 이는 다시 경기 침체의 골을 깊게 하는 악순환을 막기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상품과 서비스 원가구조와 유통체계의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
13조 225억원을 풀고 제수용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외에 민생과 밀접한 불법.고액 학원비 등도 단속하겠다는 것이 주요골자다.
부가세 조기환급금과 유가환급금 등을 포함하면 금융기관과 재정을 통해 풀리는 돈은 16조여원에 달한다고 한다. 전례없는 경제위기 국면을 맞아 시중의 자금난 해소와 서민 가계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이해된다.
중소기업과 서민 지원에 역점을 둔 이번 대책은 현장의 고통을 감안한 '맞춤형'대책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는 민생대책이 설을 앞둔 이벤트성 행사에 그쳐선 안 된다고 본다.
우리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하강하면서 중소영세기업과 자영업자, 서민들을 한계선상으로 내몰 것이라는 분석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 대책도 위기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특히 구조적인 취약점을 지닌 물가안정 대책은 시급하다. 이명박 정부는 'MB물가지수'라는 것을 만들어 특별관리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지만 글로벌 물가급락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만 고공행진이다.
당국은 원화 약세와 수입가격과의 시차 등으로 인해 국제원자재값 하락의 혜택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가격 인상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인하에는 소극적인 기업들의 태도도 물가안정의 걸림돌로 꼽힌다.
정부는 물가 상승이 지나치게 늘어난 총수요 때문이라기 보다는 주로 공급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잘 헤아려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다른 나라보다 물가가 높은것은 물론 환율이 오른 탓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수입, 생산, 유통체계의 비효율과 경쟁 제한 요인을 철저히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사정이 급하다고 행정력으로 물가를 억누르는 대증요법에 의존하는 것은 곤란하다.
정부는 작년 3월부터 'MB물가'로 불리는 52개 생필품 물가 관리를 해왔으나 이는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품목 중 작년 말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내린것은 8개에 불과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오늘 당정협의회에서 설 물가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 한다.
전시용 물가단속이나 형식적인 대응 대신 실효성 있는 처방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