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철광석가격 줄다리기 본격화… 30%선 인하 전망
국내가 인하는 미지수
올해 4월부터 1년간 적용될 철광석 가격을 둘러싼 포스코와 호주,브라질 광산업체들의 협상이 내달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두 배 가까이 올라 현재 t당 90달러대인 철광석 계약가격을 절반에 가까운 50달러선으로 내리라는 입장이나 철광석 수출업체들은 생산물량을 줄여 가격 인하폭을 10∼20%선으로 축소하기 위해 '버티기'를 시도하고 있어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대략 30∼40%선에서 인하폭을 절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철광석 가격인하가 국내 철강재 가격의 대폭 인하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22일 철강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제휴선인 신일본제철과 함께 브라질 발레 및 호주 리오틴토, BHP빌리턴 등 3대 광산 메이저들과 내달부터 본격적인 가격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스코와, 신일철과 철광석업체들은 이미 직,간접적으로 가격에 대한 의사타진을 하며 사실상의 협상은 시작된 상태지만 통상 계약가격이 4월1일부터 1년간 적용되기 때문에 3월부터는 진짜 협상이 시작되는 게 통례다.
포스코는 지난해 세계적 원자재가 폭등으로 2007년만해도 평균 t당 54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단숨에 94달러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융경색으로 원자재가격이 급락세로 돌아서고 철강재 수요도 줄어든 만큼, 2007년 계약분 수준으로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게 포스코 측 입장이다.
그러나 철광석 수출업체들은 어느 정도의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생산량 축소로 가격을 조절해 인하폭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 철광석 시장에서 거래되는 철광석 현물가격은 최근들어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t당 65달러까지 내렸던 철광석 현물가는 11월부터 꾸준히 올라 지난달에는 평균 80달러까지 오른데 이어 지난주 85달러까지 상승했다.
공사 관계자는 "3대 철광석업체들과의 협상이 시작되면서 현물 가격이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면서 "현물 가격이 장기계약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나 일정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계의 철강 분석가들은 대체로 30∼40%선에서 인하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KB투자증권 조인제 애널리스트는 "포스코는 50∼60% 인하를 요구하나 브라질 발레는 10∼20% 인하 입장으로, 차이가 커서 협상이 어려우나 40%인하선에서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고 우리투자증권 이창목 애널리스트는 "시장 컨센서스를 고려하면 철광석 하락률은 30%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인도 철강업체 세일이 호주 리오틴토와 50% 인하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면서 "이 수치는 철강업계에서 나름 대표성이 있기 때문에 포스코의 가격 협상도 이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협상은 회사마다 개별적으로 진행되는데다 정확한 일정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격 폭등으로 협상이 늦어진 지난해처럼 4월 이후로 협상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음을 지적했다.
한편, 철광석 가격의 대폭 인하가 국내 철강재 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