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1,200원대 진입
한달새 20% 급락…반사이익 수출기업에 가격경쟁력 타격 예상
지난달 초 1,60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엔 환율이 1,200원대에 진입했다.
1,600원대까지 급증했던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한달 사이에 무려 20% 가까이 급락한 셈이다. 엔-달러 환율도 5개월만에 100엔대를 돌파하며, 101엔대에 거래되는 등 약세가 가속화 되고 있는 추세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등의 이유로 엔화가 약세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와 유가·상품가격의 반등세가 지속되고 일본의 4월 회계연도 시작과 맞물린 신규 해외투자 본격화 기대로 최근 엔화 약세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엔화의 약세는 국내 수출기업 가격 경쟁력의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엔화 강세로 반사이익을 보던 수출기업들은 최근의 엔화 급락세에 따라 가격경쟁력 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정부는 원-엔 환율이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좀 더 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환율은 언제나 양면성이 있다"며, "엔화 대출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면 환율이 지나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의 엔화 대출 과정에서 불법.부당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금감원은 주중에 외국계 은행을 포함해 시중은행 7~8곳을 대상으로 엔화 대출 실태에 대해 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엔화 대출 때 금리 변동 위험을 제대로 알렸는지와 다른 금융상품의 가입을 강요하는 `꺾기'를 했는지, 대출 만기 연장 과정에서 부당하게 추가 담보를 요구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