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원자력발전소 설계전문회사인 한국전력기술(KOPEC)이 국내 최초로 연구용 원자로 설계기술의 해외 수출을 이뤄냈다.
한국전력기술과 발주처인 그리스 국립과학연구소(NCSR Demokritos)는 14일(현지시각) 그리스 아테네에서 ‘그리스 GRR-1 연구로 설계개선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평가에서 100점을 받아 지난 4월 7일 해당 용역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지 한 달 여 만이다.
유럽 원전시장에서 술력을 인정받아 시장 넓히는 계기될 것
이종성 사장직무대행은 “한국전력기술은 국제공개경쟁입찰을 통하여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프랑스의 아레바(AREVA), 아르헨티나의 인밥(INVAP)을 제치고 사업수주에 성공했다”며 “이번 계약을 계기로 세계시장에서 한국 원전설계기술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으며, 현재 입찰 참여 중인 네덜란드 팔라스(PALLS) 연구용 원자로 등 세계 연구용 원자로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기술은 이번 계약을 통해 1960년대에 건설된 그리스 5MW급 연구용원자로 1차 냉각계통의 기존설비제거/제염, 10MW로 출력을 증강하는 냉각계통 및 제어실 개선에 대한 컨설팅 업무 등 설계개선용역(계약금 15억원 규모)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이번 계약은 한국전력기술과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두산중공업, 대우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네덜란드 연구용원자로 건설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전력기술 관계자는 “네덜란드 원자력 관계자가 우리의 이번 사업 계약체결 소식을 듣고 한국의 기술력을 다시 보게 됐다는 말을 전했다”며 “본 사업수주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정보제공 및 주 그리스 공관의 지원활동 등 정부-연구계-산업계의 긴밀한 협조로 이루어낸 쾌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업은 약 1조원에 달하는 연구용 원자로 건설사업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유럽 원전시장에서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장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팔라스(PALLAS) 연구용원자로 사업은 세계 최대규모(80MW)로 최근 한승수 총리가 유럽 순방길에 직접 네덜란드 정부의 지지와 협조를 요청할 정도로 국가적 차원에서 기대가 큰 사업이다.
현재 가동 중인 연구용원자로는 향후 15년간 약 50기의 대체 건설 수요가 예상되며 금액으로는 15조원 규모에 이른다. 한국전력기술은 국내 관련 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해외 연구용 원자로 건설 및 개선 사업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연구용 원자로의 수출을 통해 원전 수출국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여 상용원전 수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한편 한국전력기술은 2005년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웨스팅하우스 개발 최신 원자력발전소 노형) 프로젝트, 올해 2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 국제기구에서 발주한 B형 폐기물 처리 및 저장설계 최적화 사업 등을 수주하며 국가 ‘신성장동력’인 원전 수출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