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變化)의 바람은 항상 두 갈래 길로 나뉘어 분다. 긍정적이던가, 부정적이던가.
현 LPGA 최고의 이슈메이커가 미셸 위란 사실을 반박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받아왔던 이유가 실력보다는 잠재력과 외형적인 요인임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랬던 그녀에게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고대하던 LPGA 투어 첫 승의 가능성이 데뷔 후, 7년 만에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8월, 미국 일리노이주 슈거그로브의 리지하비스트 팜스골프장(파72·6670야드)에서는 솔하임컵이 열렸다. 2년 마다 열리는 미국과 유럽연합팀의 대결인 솔하임컵에서 미셸 위는 미국대표로 참가해,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미국의 3회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12명의 선수가 매치플레이를 펼쳐 마지막 승부를 가리는 대회 마지막 날, 미셸 위는 이름값에 걸맞은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 헬렌 알프레드손(스웨덴)과의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지만, 미셸 위의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미셸 위는 15, 16번 홀에서 연이어 승리하며 한 홀 차 승리를 거머쥐었다.
첫날 경기에서 모건 프레셀과 한 조를 이뤄 무승부를 기록한 미셸 위는 둘째 날에는 포볼과 포섬에 모두 출전해 미국 팀에 2승을 안겼다. 단장 지명으로 대회 출전권을 얻은 미셸 위는 시즌 내내 목표라고 밝혔던 솔하임컵 첫 출전의 꿈을 이룸과 동시에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남은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쉽지 않은 프로무대
2002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무대에 데뷔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미셸 위는 현재까지 약 80차례 프로대회에 참가했지만 아직까지 공식우승을 한 번도 맛보지 못하며, ‘무관의 굴레’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같은 또래였던 청야니(대만)는 벌써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라이벌이었던 모건 프리셀(미국)도 18세 나이에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저만치 앞서 나갔다.
미셸 위가 한 동안 이슈가 되었던 성대결에 빠져 남자대회에 한 눈을 파는 사이 라이벌들은 훌쩍 성장해버렸다. 미국 ESPN이 “여자대회에서 우승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는 등 많은 충고를 했지만 그녀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지난해 AP통신은 US여자오픈에서 컷오프된 미셸 위를 두고 “그녀는 지금 먹구름 정도가 아니라 LPGA 투어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고 할 정도로 그녀의 상황은 심각했다.
십대시절 혜성처럼 등장해 여자 타이거 우즈라는 찬사를 받으며 부러움을 한 몸에 산 미셸 위였지만 동료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LPGA 투어를 외면하고 남자대회만 기웃거리는 그녀를 LPGA 선수들은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더욱이 미셸 위는 LPGA 대회에 스폰서 초청으로 참가했는데, 이는 대회 참가자격이 있는 선수 한 명을 밀어내고 참가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암울했던 그녀에게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미셸 위는 솔하임컵 출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그녀의 골프인생이 자신의 뜻대로 풀리지 않은 부분이 많음을 인정했다. 미셸 위는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으며,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며 앞으로 나아간다. 현재까지는 명백하게 완벽한 커리어를 만들어가지 못했다”고 말하며, 조금은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실수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프로무대 데뷔 후, 언론과 주위의 관심 속에 무리한 성대결을 했던 것이 그녀의 성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이유였음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LPGA 투어 정식멤버 자격으로 시즌을 치루면서 신인왕 순위에서 신지애에 이어 2위에 올라있지만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뒤집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또래 라이벌들이 LPGA 우승을 신고하고,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며 높은 프로의 벽 앞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현재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며 반성했을 수 있다.
천재소리를 들으며 세상의 중심에 서있던 미셸 위가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솔하임컵에서 3승 1무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더욱이 대회기간 내내 예전과 달라진 마음가짐과 자세로 확실히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라운드 도중 공이 잘 맞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제일 앞장서서 팀 동료들을 이끄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앞으로 그녀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또한,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퍼팅 난조에서도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솔하임컵에 앞서 PGA투어 출신의 데이브 스톡튼(미국)과 그의 아들 로니를 쇼트게임의 새 코치로 영입하면서 쇼트게임 능력이 일취월장했다. 스톡튼은 그동안 미셸 위의 퍼팅이 기계적이었다고 지적하면서 감각적인 퍼팅 스트로크를 하도록 초점을 맞췄다. 미셸 위가 솔하임컵에서 결정적인 버디 퍼트로 세 차례나 게임을 승리로 이끌며 일단 그의 영입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첫 승,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
솔하임컵의 상승세를 발판 삼아 LPGA 첫 승에 도전했던 미셸 위는 지난달 5일, LPGA 투어 나비스타 클래식 마지막 날 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지만 ‘골프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벽에 막히며,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공동 13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미셸 위는 버디 7개, 보기 1개를 기록했지만 2타를 줄인 오초아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한 달 전, 왼쪽 발목을 접질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미셸 위의 성적은 훌륭했다.
특히,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녀의 LPGA 첫 승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LPGA 첫 승과 더불어 미셸 위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 바로 2016년 올림픽 골프 금메달이다. 미셸 위는 지난 달 8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121차 총회에 참석, 골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에 관한 프리젠테이션을 직접 실시해 관심을 모았다.
학교 수업도 건너 뛸 정도로 골프의 정식종목 채택에 강한 열망을 보인 미셸 위는 현장에서 훌륭하게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했고, 골프가 112년 만에 올림픽 복귀가 확정되자 누구보다 환호했다.
올림픽에 출전해 나라를 대표하고 금메달을 딸 수 있다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라며 금메달에 대한 꿈을 숨기지 않은 미셸 위. 방년(芳年)의 나이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의 인생에서 또 다시 한 줄기 서광이 비추기 시작했다. 위기를 기회 삼아 세계 정상 정복을 위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그녀의 당당한 뒷모습이 지속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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