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EATURE]_일본 대지진 충격여파 어디까지(上)
주력산업 파괴, 제조업 분업구조 재편
일본 대지진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가해진 충격여파는 강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지진으로 인해 아시아 권내 제조업 분업구조 재편이 점쳐지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동북지방의 부품 공장 피해 등으로 일본의 거의 모든 조립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지만 피해정도가 경미해 이를 만회할 가능성이 높지만 중소 철강공장 피해로 가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3월 11일 일본 동북지방의 미야기현 인근 해상을 진원지로 발생한 대규모 지진(Magnitude 9.0)으로 센다이를 비롯한 동북지방 및 일부 관동(關東) 지방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 일본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북(아오모리, 이와테, 미야기, 아키타, 야마가타, 후쿠시마)지역뿐만 아니라 동경 주변 관동(동경, 사이타마, 카나가와, 치바, 이바라기, 도치기, 군마) 지역의 공장 등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여진으로 인한 피해도 겹쳐 일본경제에 대한 충격 여파에 전세계인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력과 석유, 화학, 철강, 제지,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 식료품 등 광범위한 산업분야에서 발생한 후폭풍이 그야말로 거세다.
일본은 세계 제3위의 경제대국이자 첨단 부품·소재 강국으로서 아시아 역내 제조업의 분업 구조 속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진 피해가 장기화될 경우 아시아 역내 산업 및 미국 등의 첨단 산업에 타격을 줄 우려가 있다. 또한 3조 달러에 가까운 세계최대의 순채권국인 일본의 글로벌 자금 공급 능력이 이번 지진과 원자력 재앙으로 크게 저하될 경우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는 국제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주고 세계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일본의 거대 지진 피해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일본 동북지방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일본경제뿐 아니라 세계경제 및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부품소재 강국인 일본 주력산업에 피해가 발생하면서 글로벌 분업 네트워크에 대한 충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각종 전자부품, 첨단소재 산업의 경우 공급차질이 장기화되면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석유화학 제품은 수급불안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반도체 원료 공장 피해의 장기화 및 그 파장 또한 우려된다. 종합적으로는 일본 생산 시설의 물리적 피해가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동북지방과 관동지방의 전력 부족에 따른 생산활동 위축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가 대규모 재정확대와 금융완화 정책을 통해 피해복구에 주력함에 따라 성장세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겠지만 전력 등 생산인프라의 완전한 복구에는 수년이 소요될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일본경제의 위상은 크게 흔들리고 세계경제도 급락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제외한다면 엔화는 당분간 강세를 보인 이후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의 시행으로 다시 약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국제유가도 일본의 복구수요 확대와 함께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일 부품소재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일본 대지진의 피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단기적으로 주요 수출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일본 제품을 대체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향후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아시아 역내 분업 구조의 재편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지진이 발생할 당시, 동북 지역은 농업지구이나, 미야기현 등 일부지역은 석유화학·철강·전기·전자·자동차 등의 생산 지역이어서 피해가 속출했고 도쿄 지하철 일부 운행, 통신단절, 모든 선박의 접안 금지 등 기간시설이 일부 마비됐다.
원자력발전소 10기 가동이 중지된 가운데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원자로건물 외부에서 폭발이 발생하는 등 이번 지진이 일본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현 단계에서 평가하기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사망자 6,400명 이상의 피해를 입힌 고베지진(‘95.1.17, 강도 7.2)은 GDP 성장률, 물가, 환율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지만 이번 지진의 피해 강도를 보았을 때 실물경제·금융시장 등에 충격을 주어 경기회복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일본경제의 피해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여전히 우세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세계경제 내 비중(세계 GDP의 8.7%), 부품·소재 공급기지로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단기적인 생산 차질 소지가 있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수요 둔화가 우려되지만 피해 복구를 위한 투자수요 증대가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진 발생 직후 아시아 증시·EU 증시 등의 변동성이 커졌으나, 이후 美 증시는 큰 영향 없이 상승세로 마감했다.
현지 진출기업 피해 경미한 것으로 집계
현지에 진출해 있는 우리기업의 대부분은 생산시설 보다는 지상사로,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생산법인 3개(오사카 소재 포스코·한샘, 후쿠오카 소재 자원메디칼), 서비스법인 38, 영업사무소 231 등 총 272개 기업들이 소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피해가 집중된 센다이 부근 우리기업은 롯데, 진로 등이 있지만 인적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생산법인 중에서는 포스코에 경미한 손실이 발생했다.
오사카(포스코, 한샘), 후쿠오카(자원메디칼(의료기기 생산)) 등 3개 기업으로 파악됐으며 포스코는 요코하마 공장에 약간의 지반침하가 발생(경미한 수준의 피해)했을 뿐이다.
지진 피해가 가장 큰 도호쿠(東北)지역은 전체 수입규모가 ‘09년 1조 668억¥으로 일본 전체수입의 2%에 불과하다.
도호쿠지역의 對韓 수입은 ‘09년 261억¥으로, 일본전체의 對韓수입의 1.3% 수준으로 우리나라는 동북지역에서 철강재, 석유제품, 금속제품 등을 주로 수입하는 반면, 통신기기, 석유제품 등을 주로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피해지역인 동북지역과의 교역규모가 크지 않아 대일무역에 대한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주요 일본 부품·소재 기업에 생산차질과 물류마비가 상당기간 지속시 국내 생산·수출차질 등에 영향도 예상된다.
산업부문별 피해 수준 ‘제한적’
철강산업의 경우 심각한 피해수준은 아니어서 우리나라에 제한적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지반침하 및 화재로 신일철, JFE, 스미토모의 고로가동이 잠정 중단되어 일부 철강재 생산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 도쿄 코일센터(요코하마 소재)에 지반침하 및 침수가 있었으나 경미한 수준으로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관망되지만 핫코일, 후판 등 對일 수입 판재류 설비의 피해 규모에 따라, 국내 철강제품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과 함께 해운, 항만 등 물류차질 발생시 국내수입의 42%(연간 366만톤)를 점유하는 철스크랩의 수급애로가 예상된다.
석유화학은 동북지역 3개단지, 8개사가 지진 및 화재발생으로 가동중단을 불러오고 있다.(에틸렌 약458만톤, 총생산규모의 57%)카시마단지 1개사(90만톤), 치바단지 5개사(273만톤), 카와사키 2개사(95만톤)가 피해를 입었고 일본 생산규모는 약800만톤(에틸렌)으로 11개업체가 8개단지에 14개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지진영향 및 정유설비 화재 등을 고려할 때 상당기간(3~6월) 석유화학 생산차질은 불가피하다.
일본에서 일부 중간재를 수입하고 있으나 공급선 다변화 측면의 수입이고, 충분한 국내 공급능력 확보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차산업에서는 도요타가 미야기현에 있는 공장뿐만 아니라 부품 공급 차질로 일본 내 완성차 공장 전체의 가동을 중단했으며, 완성차의 생산 재개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도요타는 일본 내 생산대수 320만대(2010)의 13%에 해당하는 42만대의 생산 능력을 동북지방에 가지고 있고 덴소, 아이신 등의 부품 공장도 있기 때문에 동북지방 공장의 가동 중단은 다른 지역의 자동차 생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혼다자동차 4개 공장, 닛산자동차 6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다만, 각 공장의 물리적 파손은 경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부품 공장의 전력 부족 등이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도요타는 17일부터 다른 지역의 부품 공장 가동을 재개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산업은 과잉생산 능력이 부담이 되어 왔기 때문에 일본 자동차 업계가 수 주 동안 일본 내 전체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더라도 그 후, 전력 사정이 개선되면 잔업 등을 통한 증산으로 지진 피해로 인한 생산 감소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중 DRAM은 거의 피해가 없고, 낸드의 경우 일부 공장은 진동으로 일시 생산 중단이 점쳐지고 있다.
DRAM 생산기업인 엘피다 공장은 남부인 히로시마縣에 위치해 있고 도시바의 낸드 공장 중 미에縣 소재 요카이츠 공장이 있다. 시스템반도체는 일본 내 주요 기업의 일부 공장이 지진지역 주위에 있어, 진동으로 인한 일시 생산중단 상태이다.
이로인해 낸드 생산차질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미치는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계산업의 경우 대일 의존도가 낮고, 일본 업체 피해가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건설기계, 섬유기계, 금형 등은 대일 의존도가 낮아 영향이 없으며 공작기계는 수치제어기, 베어링 등 주요 대일 수입품목 생산업체가 지진 피해지역과 무관하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한편 일본의 정제시설 가동 중단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는 국제유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다만, 정제시설 피해로 일본의 석유제품 수입이 증가할 경우 역내 국제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예고된다.
전자산업에서도 수많은 기업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어 가동을 멈춘 공장이 속출하고 있다. 샤프의 도치기현(관동) LCD TV 조립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었으며, 소니는 리튬이온전지, IC카드 등을 생산하는 미야기현, 후쿠시마현의 6개 공장 가동이 침수 등으로 중단되었다.
소니케미컬에서 생산하고 있는 ACF(Anisotropic Conductive Film)은 반도체나 프린트 기판을 LCD 등에 장착하기 위해 필요한 소재이기 때문에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전자산업에 대한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
도시바의 경우 이와테현 시스템 반도체 공장의 가동이 멈추었으며, Panasonic의 AV(Audio & Visual) 관련 2개 공장, 백색 가전 관련 2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일부 부상자도 나왔으나 설비나 건물의 심각한 파손은 없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히타치제작소의 경우 이바라기현의 원자력 기기, 모터, 첨단기계 등 6개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였으나 부분적으로 가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대체적으로 보면, 침수가 확인된 소니의 일부 공장을 제외하면 일본의 대형 전자업체의 피해는 경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이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는 첨단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여진이 지속되고 전력 공급도 원활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공장을 쉽게 가동하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다.
전문 전자 부품업체의 경우도 TDK, 알프스전기,무라타제작소 등 주요 기업들에서 일정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TDK는 아키타, 야마가타, 이와테, 이바라기(관동)에 소재한 13개 공장이 정전 때문에 생산을 정지했지만, 생산설비에는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들 공장은 코일, 세라믹 원재료, 세라믹 콘덴서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보수 점검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데, 공장의 재가동이 늦어질 경우 애플 등의 고기능 단말기 생산에도 악영향을 줄 수가 있다.
알프스전기의 경우 동북지역의 11개 공장에서 슬림형 코넥터, 자동차 전장 부품, 통신부품(noise cancel microphone), 스위치, 저항기, 센서, 터치패널, 내비게이션, IT 주변기기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동사는 이들 공장의 조업 재개에 주력 중이지만 전력, 가스, 수도 등의 인프라 여건 악화, 설비 일부의 고장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무라타제작소의 경우 도치기현의 1개 공장, 미야기현의 공장 2개의 가동이 중단되었으며, 미야기현 2개 공장의 복구 시기가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전자파 제거 필터(휴대폰용 등), 코일, 압전(壓電) 제품, 고주파 디바이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보면 전자부품 공장의 경우도 피해는 경미하고 인프라 복구로 생산 재개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휴대폰 등 일부 통신단말기 관련 부품의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