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최근 경상남도 창원시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부품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모였다.
‘2011 국제수송기계부품산업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창원시가 경남, KOTRA(코트라)와 함께 주최한 전시회에는 폭스바겐, GM, 다임러, 혼다, 도요타 등 32개 완성차 메이커를 비롯해 델파이, 마그나, 콘티넨탈, 덴소 등 글로벌 1차 벤더와 대형 AS부품기업 등 250여 개사가 한국차 부품 구매와 공동개발 협력을 위해 참가했다.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외국 자동차 업계와 해외바이어들이 한국으로 눈길을 돌린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 업계에 납품하면서 끊임없는 노력을 쌓아온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실력도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7월1일부터 발효되고 미국과의 FTA도 목전에 두고 있는 환경적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는 한국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10%대를 넘어서고 있어 한국산 부품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며 우리 중소 자동차부품 기업들에 더 좋은 기회들이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자동차 부문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부품 중소기업들도 적지 않은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사실 작년말 한·미 FTA 추가협상이 합의됐을 때 자동차 부문에서 대폭적인 양보로 이익의 균형이 깨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추가협상에서 미국은 관세 2.5%를, 한국은 발효 즉시 관세 8%를 4%로 낮춰 4년간 유지한 뒤 5년째부터 배기량에 관계없이 모든 승용차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자동차 부문은 당초 한·미 FTA 효과 분석시 연 8억 1000만 달러 수출증대가 기대됐었다. 추가협상으로 관세 철폐시기가 일부 늦춰졌으나, 한국차는 이미 미국시장에서 가격이 아닌 품질로 경쟁하고 있고 또 현지생산이 늘고 있어 관세 유예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지식경제부는 분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15%를 차지하는 미국시장에서 현재도 관세와 무관하게 한국차의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작년 7.7%에서 올해 5월말 현재 10.1%까지 증가했으며, 한·미 FTA가 발효되면 한국차의 미국시장 진출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세 철폐가 유예됐다고 하더라도, 미국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보다 빨리 FTA를 맺음으로써 시장 선점효과 또한 유효하다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김태년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통상협력팀장은 “미국 시장에서 우리차와 일본차 간 경쟁이 굉장히 심하다”며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수준의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가 철페되면 우리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굉장히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FTA에 따른 시장 선점 효과는 한·칠레 FTA를 적극 활용한 현대자동차의 경우에서 잘 나타난다. 칠레의 우리 자동차 수입시장은 2003년 FTA 체결 직후 급성장을 거듭해 2004년 14만 3000대에서 2007년 20만 9000대로 3년만에 46%나 고속 성장했다. 한국산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2009년 처음으로 30%대를 돌파해 확고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2003년 연간 판매대수가 1만 984대에 불과했지만 2010년 판매량은 3만 3584대로 300%이상 증가했다. 현대차 중남미 영업팀은 “일본보다 앞서 우리나라가 칠레와 FTA를 체결하면서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자동차들의 위상 자체가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자동차 부품 제조를 전담하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들은 한미FTA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부문 대미 수출의 약 38%를 차지하는 부품은 4%의 높은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데, 기존 협정대로 관세가 즉시 철폐돼 대미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도 자동차부품 대미 수출은 2006년 25억 9000만불에서 2008년 27억불, 2010년 41억 2000만불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품질 평가가 개선되고 있는 점도 수출 증대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지난 6월 22~23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부품소재 글로벌 파트너십 상담회’를 가졌는데, 포드자동차는 한국 기업은 우수한 품질과 기술력, 빠른 대응이 장점이라며 차량 중량절감 신기술 개발을 위한 한국 파트너기업 발굴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GM은 한국 기업과 Green 제품 및 공정 개발을 위한 협력을, 세계적 부품제조업체 TRW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한국산 부품 조달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추진 중임을 밝혔다.
지식경제부는 최근 2년간 극심한 침체를 거친 미국 자동차산업의 본격적인 회복에 따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그린카 부품 중심으로 협력 움직임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한·미 FTA 체결과 한국의 그린카 부품 개발능력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으로 우리 부품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