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고요하고 깊고 오랜 기다림을 필요할 것만 같은 신성한 아우라를 풍긴다. 명작을 만들어내는 명장의 아우라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경험의 무게이며, 한 곳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올곧은 외길 인생 전부라 할 수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명장’에 선정된 한국단자공업(주)의 이대근 금형명장을 찾아갔다.
▶2012년 대한민국명장에 선정된 소감 한 말씀.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 나 혼자만의 기쁨과 자랑보다는 그동안 함께 해준 사내·외 금형관계자들의 기쁨이고 자랑이다. 금형과 함께 한 26년이란 세월동안 힘들고 어렵게 참아야 했던 것들과 참으로 말할 수 없이 기뻤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고 이제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간단한 회사 소개 및 회사에서 맡고 있는 업무.
한국단자공업(주)은 자동차·전자 제품들에 사용되는 커넥터를 전문으로 설계, 제조 판매하는 관련분야에서 국내 제일의 40년 묵은 토종기업이다. 이곳에서 1987년에 입사해 금형실무를 배우고 익혔으며, 지금은 제품을 금형부품을 조달해주는 팀을 관리하는 팀장을 맡고 있다.
▶명장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분야의 최고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로서 본인이 기술을 타인에게 전수할 수 있는 능력과 재능을 겸비한 기술자다. 그 분야의 기술을 끝없이 연구 노력해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유능한 최고 기술자라고 생각한다.
▶성장과정은?
가난한 농부의 장남으로 태어나 학창시절에 주말마다 부모님을 따라 농사일을 도왔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모내기 할 때면 물속의 논바닥을 뛰어다니며 빠른 속도로 모를 심는 어머님들의 도우미를 자청했다. 어머님들의 손에 가장 근접해 모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하다 보면 돌아오는 건 칭찬이었다. 그 덕에 동내 어르신들로부터 착하고 성실한 녀석으로 통했던 것들이 학창시절과 사회생활로 이어져 성실함과 끈기 있게 기술연마를 하는 계기가 됐고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된 것 같다.
학창시절은 시간을 투자해야 가질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동료들에게 아주 지독한 놈으로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기술연마에 남다른 노력을 했다.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을 기술연마에 투자해서 1개도 취득하기 어려웠던 당시의 기능사1급을 2개 취득해 졸업했고, 금형설계를 하고파 6개월 설계과정을 45일 만에 마치고 회사에 면접 보내달라고 강사를 조르던 것들이 이젠 옛 추억이 됐다.
▶‘금형’ 분야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나의 손재주를 인정해 주셨던 고교은사님께서 금형분야의 전망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셨고, 그 말씀을 듣고 따라서 졸업 후 1982년 중앙직업훈련원(현 인천폴리텍대학) 금형과에 입학하면서 금형인생이 시작됐다.
▶금형 분야 외길을 걸으면서 힘들었던 때,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언제였나?
1987년 6월 지금 회사에 입사해 지금까지 금형관련업무 만을 계속해오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터무니없는 일로 상급자라는 직위를 이용해 아랫사람을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상사와 일할 때와 금형업무를 잘 모르는 분이 새롭게 상사로 배치돼 일일이 상사를 가르치듯 업무를 수행해야 할 때, 업무의 비능률은 물론 정신적으로 힘들 때가 많았다. 더불어 노력은 하지 않고 잘난 척, 아는 척 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동료들을 모함하는 녀석들. 지금도 존재하고 있음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보람 있었던 일들은 많다. 2004년 제34회 정밀기술진흥대회 정밀생산기술부분에서 여러 대기업을 물리치고 당당히 대통령상을 수상했을 때와 생산에 많은 어려움을 겪던 090Ⅱ Female Term의 안정된 생산을 위한 금형개발을 완료했을 때와 1200SPM 생산 금형의 개발 성공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금형에 대해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나의 모든 것이다. 금형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한국단자의 성장 동력이다. 금형제작기술과 연계된 금형의 유지관리 기술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다. 생산 중에 품질문제가 유발되는 경우가 대부분 금형의 유지관리 기술미흡이나 소홀한 관리 때문이라 생각한다. 금형의 수명관리를 위해 신소재 개발 가공방법의 개발 등 지속적인 선진기술의 연구노력이 필요하다.
▶금형 명장으로서 지켜온 장인 철학은?
평범함이 싫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답습을 거부한다. 모든 것에는 추가로 개선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는 것이 나의 장인 철학이다. 새롭게 더욱 새롭게…….
▶앞으로의 계획, 목표, 다짐이 있다면?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3~4위권에 머물러 있는 대한민국의 금형기술이 세계 1위가 되는 그날까지, 또 한국의 산업경쟁력이 세계 최고가 되는 그날까지 금형발전을 위해 신기술의 연구와 후배양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사랑이 넘치는 행복한 사회 구현을 위한 사랑나눔 봉사, 재능기부도 꾸준히 해가며 보람차게 인생을 즐기며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