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유해게시물신고
서울대 구본철 교수, 우주에서 다량 인(P) 발견
이강은 기자|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프린트 PDF 다운로드

서울대 구본철 교수, 우주에서 다량 인(P) 발견

핵융합에 의한 인 생성 이론 입증

기사입력 2014-09-09 02:47:25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프린트 PDF 다운로드
서울대 구본철 교수, 우주에서 다량 인(P) 발견
초신성 폭발 직전 별의 내부구조와 인(P)의 핵융합 모식도(그림-윤성철(서울대))


[산업일보]
“중요한 것은 재미와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40여 년 동안 줄곧 별과 우주 연구에만 매달릴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죠. 최근 노령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를 방문한 교황도 힘과 에너지의 원천 역시 재미에서 나온다고 말한 것으로 압니다”

우리는 망원경을 호기심과 재미로 들여다본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망원경 앞에서 가장 긴장한다. 모든 것을 별에 집중해 밤하늘 어둠의 저편에 있는 우주를 생각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생명체를 구성하는 6대 필수원소 중 하나인 인(P, 燐)의 생성과 기원을 처음으로 확인한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구본철 교수(具本哲, 58세)를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9월 수상자로 선정했다.

인(P, 燐)은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의 뼈대를 이루며 사람의 뼈를 구성하는 주요성분으로써 탄소, 수소, 질소, 산소, 황과 함께 지구 생명체의 탄생 및 유지에 필수적원소이나 아직 그 생성현장이 확인된 적은 없었다.


서울대 구본철 교수, 우주에서 다량 인(P) 발견

구 교수는 1680년경 폭발한 초신성*의 잔해 카시오페이아 에이(Cassiopeia A)에 대한 적외선 분광관측을 통해서 질량이 큰 별의 중심에서 핵융합에 의해 인이 생성되고 초신성 폭발시 우주공간으로 퍼져나간다는 이론을 입증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초신성(supernova)은 폭발하는 별로 폭발 시 갑자기 밝게 보여 붙여진 명칭이다. 대부분질량이 태양의 8배 이상 되는 별들이 종말에 이르러 중심핵이 붕괴하면서 폭발한다.

138억 년 동안 약 50년마다 한 번씩 은하 곳곳에서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우리 은하 전역에는 생명체에 필수적인 무거운 원소들이 가득 차 있다.

은하의 화학적 진화에 관한 많은 관측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인의 경우 그 생성현장이 확인되지 않아 초신성 잔해에서 인의 함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구 교수는 초신성이 폭발하고 남은 잔해인 카시오페이아 에이(Cassiopeia A)의 적외선 분광자료에 독창적인 방법을 적용, 방출선의 세기를 정량분석했다. 그 결과 인(P)과 철(Fe) 두 원소의 상대적 개수비가 태양계나 우리 은하에서 일반적으로 관측되는 양의 백 배에 달하며 이처럼 인의 함유량이 높은 것은 초신성에서 인이 생성돼 우주공간으로 퍼져나갔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구 교수는 토론토대 및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소와 공동으로 이러한 연구결과를 지난해 12월 사이언스지를 통해 발표했다. 사이언스지는 편집자의 칼럼을 통해 이 연구결과를 ‘we are stardust’라는 제목으로 소개하는 등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우주와 생명체를 이루는 인(P)의 기원 찾아
구본철 교수는 “생명체의 필수원소인 인의 기원을 처음으로 관측적으로 확인하고 초신성 잔해에서 인의 함유량을 정량적으로 구해내 초신성 핵융합 및 폭발과정에 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 것을 의의로 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6대 원소 가운데 수소는 우주 대폭발 당시 생성됐다. 그리고 탄소, 질소, 산소, 황 등 네 원소는 별의 내부에서 생성돼 종말이 가까워진 별의 질량 방출과 초신성 폭발에 의해 우주공간으로 퍼져 나왔다. 이들 원소는 비교적 양이 많고 천문학적으로 중요한 원소여서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그만큼 그 생성과정이나 은하 내 분포 등에 대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인은?

“인의 경우 수소의 300만분의 1 정도, 그리고 나머지 4개 원소에 비해서는 50분의 1 내지 1900분의 1 정도로 그 양이 적습니다. 또한 천문학적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덜해서 생명체의 6대 필수원소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 생성현장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저명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지(Science)에 실린 그의 연구결과는 인의 방출선을 포함한 근적외선 연구가 별의 폭발이나 최종 진화를 연구하는데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향후 관련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는 별의 자손

인이 대폭발 당시에 생성됐다면 지구 생명체도 외부에서 온 것일까?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는 생명과학자, 물리학자, 천문학자 저마다의 관점이 다를 것이다. 천문학자의 입장에서 본 생명의 기원은 무엇일까?

“천문학자 입장에서 생명의 기원은 생명을 이루고 있는 원소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별의 중심부에서 생성된 원소로 이루어진 인간을 일컬어 ‘별의 자손’ 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이들 원소로부터 생명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구 교수는 천문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생명의 탄생에 필요한 원소는 우주 어느 곳에나 있을 수 있고 태양이나 지구가 특별한 천체가 아니기 때문에 우주의 다른 곳에도 지구 생명체와 유사한 생명체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작은 것 간과하지 말라
“제가 인을 찾으려고 매달린 것은 아닙니다. 지난 수년간 카시오페이아 에이 초신성 잔해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던 중에, 우연히 인의 방출선을 검출했고 그를 추적해 얻은 성과입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 우연한 기회가 찾아오는데 그 작은 단초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이처럼 유레카의 순간은 결코 우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기회를 기다리고 준비하는 자에게 오는 법이다. 우주배경복사나 펄사의 발견 같은 천문학의 많은 중요한 발견도 시작은 우연히 이뤄졌다.

밤하늘 보며 끊임없이 사유
천문학은 다른 자연과학 분야와는 좀 다른 것 같다. 미지의 영역이 많은 만큼 무한한 상상의 나래 속에서 설득력 있고 입증 가능한 이론을 도출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 천문학자들은 대부분 맨 눈으로 볼 수 없는 우주를 연구합니다. 저도 별사이에 있는 성간 물질로 전파, 적외선, X-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이용해서 연구합니다. 어두운 밤하늘을 보며 어둠의 저편에 있는 우주를 생각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사유합니다”

힘이 닿을 때 까지 망원경 볼 것

구 교수가 천문학을 선택한 것은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고등학교 물리학 선생님 덕분에 물리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대학에서는 당시 새로이 부임한 홍승수 교수의 명쾌하고 논리 정연한 강의에 매료됐다.

“힘이 다할 때까지 망원경을 들여다보며 연구에 매진하는 한편 후학양성에도 노력할 생각” 이라는 바람을 피력했다.

한편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은 산·학·연에 종사하는 연구개발 인력 중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사람을 발굴·포상해 과학기술자의 사기진작 및 대국민 과학기술 마인드를 확산하고자 1997년 4월부터 시상해오고 있으며, 매월 1명씩 선정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과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제품등록 무료 제품 거래 비용 없음!


0 / 1000
주제와 무관한 악의적인 댓글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1000






산업전시회 일정




다아라 기계장터 제품등록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