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국내 산업이 얼마나 고도화·정밀화 됐는지 판가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척도는 바로 ‘저울’이다. 오하우스코리아의 김세중 대표는 “1990년대 저울사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0.01, 0.001그램 저울이 보편적이었는데, 요즘은 만분의 일 그램이 일반적이다”라며 “이는 그만큼 국내 산업의 콘텐츠의 고도화가 진행되고 정밀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수분분석기의 경우, 과거에는 연구실 및 실험실에서 주로 사용했던 반면, 지금은 쓰레기소각장, 폐수처리장, 식품제조분야 등 다양한 생산현장에서 유용하다”며 저울 산업의 쓰임새가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하우스 저울의 발전 역사는 곧 산업의 발전 역사와 같다고 언급한 뒤 “현재 오하우스에서는 십만 분의 1그램까지 측정 가능한 초정밀 저울이 개발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하우스는 1907년 구스타브 오하우스에 의해 설립돼 기계식 저울의 표준인 오하우스 최초의 저울 하버드 트립(Harvard Trip)을 개발, 최초 특허 획득 이후로 108년간 저울 개발의 한 길을 걸어온 기업이다.
김 대표가 오하우스 한국지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오하우스의 명예에 걸 맞는 ‘정직한 기업 문화’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면서 일호의 부정직함과 비리도 허용하지 않는 ‘정직함’에 대한 그들의 신념이 김 대표에게도 통한 것. 그는 “계량이란 것은 속여서는 안 되는 것인데, 이토록 정직한 기업에서 만드는 저울이라면 믿을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사업동기를 밝혔다.
“실제로 오하우스 저울은 다른 브랜드의 제품에 비해 불확도가 치밀하게 설계돼 있다. 불확도는 내부 변동 폭을 좌우한다. 예를 들어 어떤 저울은 실제는 0.05그램인데 1그램으로 표기할 수 있다”며 “일반 소비자들은 이를 감지하기 어렵지만, 아주 적은 오차가 결과의 판도를 바꾸는 제약회사 등 전문기관에서는 이 불확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런 정직한 기업문화를 한국에도 정착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국지사 설립(1998년) 이후, 정직한 기업문화가 낯선 한국의 기업풍토를 바꾸기 위해 보이지 않는 투쟁이 있었다. 무엇보다 대리점 간의 정직한 의사소통과 신뢰관계에 초점을 맞췄다”고 언급했다.
“특별히 대리점마다 가진 고유한 특성과 영업스타일을 파악해서 그에 합당한 시장을 맡기고, 그 영역은 타 대리점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고, 특성에 맞는 교육을 실시했다. 이처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대리점들이 경쟁관계가 아닌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대리점들과 단합대회 등 정기 모임을 갖거나 매년 해외미팅을 실시하는 것도 화합의 비법이라고 덧붙였다.
오하우스의 제품은 정직하게 만들어진 만큼, 성능도 뛰어나다. 김 대표는 “오하우스의 초정밀 저울은 매뉴얼 없이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사용이 편리하다. 이는 사람 중심의 설계덕분”이라며 “특히 적외선 센서를 통한 터치리스 기능과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정밀 측정이 가능토록 하는 진동필터링 기능”을 장점으로 꼽았다.
뿐만 아니라, “오하우스의 저울은 박스에 넣은 채로 1.5미터 높이에서 떨어뜨려 고장이 없을 경우에만 납품할 수 있다. 그만큼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자부했다. 또 “정전기가 일어나도 제품고장이 없는 점”이 전 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 2위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정직한 기업문화를 일궈냈다면, 앞으로는 책임경영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오하우스는 과학발전에 헌신한 초·중·고 및 대학교 교사에게 구스타프 오하우스 상을 시상하고, 세계적인 과학교육 컨퍼런스에 보내준다”며 “우리도 2004년,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가 잠시 중단한 상황이지만 다시 추진할 예정이며, 재정이 어려운 학교에 실험기기를 기증하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현재 이 같은 사회 책임 경영에 뜻을 갖고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뒤,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편, 오하우스는 최근 산업용저울과 원심분리기, 가열교반기, PG미터 등 일반 실험기계를 생산·판매하는 등 사업을 확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