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최근 미 정부가 애플, 나이키처럼 본사는 연구개발, 디자인에 역량을 집중하고 생산 등은 외부에 아웃소싱하는 無 공장 제조 기업(Factoryless Goods Producers)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산업분류, 가치사슬상의 역할에 대해서 집중 조명하고 있는것이다.
제조 분야의 경우, 상호 연관성이 복잡해지고 프로세스가 세분화되면서 국경을 넘어선 생산의 분업화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기존 전통적 개념의 제조업은 원재료 조달부터 최종 제품 판매까지 전 과정을 내부에 통합한 형태지만 無 공장 제조기업은 직접적인 생산은 하지 않지만 지적 재산권을 보유하고있으며, 생산 전 과정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는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도 無 공장 제조기업의 수와 이들의 경제적 비중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기존에 유통업으로 분류되던 해당기업을 제조업으로 재분류 하는 것이 타당한지 논의가 활발하다.
글로벌 네트워크 생산 모델이 확산되면서 상품 기획, R&D, 디자인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제조는 외부 생산 시설을 활용하는 無 공장 제조업체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부품의 모듈화 및 표준화 진전 ▲3D 프린팅 등 제작도구 보급 ▲제조 전문기업 인프라 확산 등으로 無 공장 제조방식이 점차 확대 중이기도 하다.
국내 중소 제조기업의 경우 전반적인 기술 수준이 높지 않으며, 이들의 중·저부가가치 상품의 경우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非 핵심 역량의 아웃소싱 압력을 받고 있다.
범용기술에 기반한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기술역량 및 혁신역량이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경련에서 우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력 수준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4.2%가 자사보유 기술을 중간 이하 수준으로 평가했고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고기술(특허 또는 원천기술 등)로 평가한 비율은 8.1%에 그쳤다.
한국 중소기업들도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無 공장 제조 방식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한다는 의미로 볼 수있다. 실제로 2002년과 2012년 사이 S&P 500대 기업 내 제조업체 수는 감소했지만(239개→225개), 無 공장 활용기업의 수는 크게 증가(67개→105개) 한 것으로 나타났다. 無 공장 제조기업은 외부 생산 자원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아웃소싱 전략의 하나로 볼 수 있으나, 과거 아웃소싱 활용 동기가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상품기획, R&D 등에 집중하는‘제조업의 서비스화(Servitization)’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S&P 500대 기업 내 주요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無 공장 활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無 공장 제조기업은 외부 생산 자원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아웃소싱 전략의 하나로 볼 수 있으나, 과거 아웃소싱 활용 동기가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었다면 최근의 아웃소싱 활용은 지식 서비스(상품 기획, R&D, 디자인 등)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이뤄지고 있다.
무역협회는 '無 공장 제조기업의부상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대기업에 비해 자원이 부족한 국내 중소기업들도 자사의 핵심역량을 잘 고려해 無 공장 제조 전략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기전자(가전), IT, 의류, 식품 등 기술격차가 크지 않고 부품 모듈화가 상당부분 진전된 분야 일수록 기존 기술과 부품을 다른 방식으로 조합해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최근 새로운 유통 채널로 부상중인 해외 직판의 경우에도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이는 의류, 화장품, 소형 IT 등은 기술격차가 적고 모듈화가 상당부분 진행된 성숙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고객이 인식하기 어려운 곳은 모듈화 부품으로 대체하고, 몇 가지 강점 부분에 핵심역량을 쏟아붇는 無 공장 제조 방식이 전략적으로 더욱 가치를 인정받을 전망이다.
이에 정부가 나서 국내 제조기업들이 분업화에 따른 글로벌 생산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산업별 가치사슬 구조를 분석해 탄력적인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無 공장 제조업체들이 주로 ▲해외 생산공장에 대한 체계적 정보 부족 ▲해외 생산 공장의 관리 어려움 ▲제조시설 미등록에 따른 지원 배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 트렌드를 고려한 정부의 장기플랜이 필요하다. 더불어 해외 생산시설과 국내 無 공장 제조기업과의 매칭 수준을 높이는 체계적 정보·매칭 지원이 필요하며, 無 공장 기업이더라도 생산 네트워크를 보유한 경우 지적 재산권을 제대로 평가해 기존 제조업 수준으로 지원하는 탄력적 지원체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무협관계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리콘 밸리의 성공요인으로 창업가 정신, 벤쳐 캐피탈, 혁신기술의 지속적 공급 등을 꼽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신속히 제품화해 시장에 내놓는 전문 제조기업(Contract Manufacturing)의 후방지원 역할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실리콘 벨리에는 매출기준 세계 10대(2010년 기준) EMS (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 기업들이 소재해 벤처기업의 아이디어 제품을 신속히 시장에 상품화한데다 반도체, 전기전자, 의료기기, 국방, 녹색기술 등 제조분야부터 산업 디자인까지 분야별 전문 제조지원 기업이 밀집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