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없는 제조기업, 꿈이 아닌 현실
외부 생산 네트워크 적극 활용하는 업체 증가
[산업일보]
글로벌 네트워크 생산 모델이 확산되면서 과거 자체 완결적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가치사슬상의 최적 선택을 취하며, 외부의 생산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無 공장 제조업체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박필재 수석연구원과 김정덕 연구원은 최근 발행한 ‘無 공장 제조기업의 부상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애플이나 나이키처럼 본사는 연구개발, 디자인에 역량을 집중 하고 생산 등은 외부에 아웃소싱하는 無 공장 제조 기업(Factoryless Goods Producers)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를 통해 이들은 이러한 현상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 ▲부품의 모듈화 및 표준화 진전 ▲3D 프린팅 등 제작도구 보급 ▲제조 전문기업 인프라 확산 등으로 無 공장 제조방식이 점진적으로 확대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전통적 개념의 제조업은 원재료 조달부터 최종 제품 판매까지 전 과정을 내부에 통합한 형태인 반면, 無 공장 제조기업은 직접적인 생산은 하지 않지만 지적 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 전 과정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는 기업으로 정의된다”고 소개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無 공장 제조기업은 극단적 분업화 시대에 새로운 제조 방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동시에 전통 제조업과 비교했을 때 R&D와 혁신성의 상대적 중요성이 더 높다는 점에서 기존 제조업과 차이를 보인다.
또한 無 공장 제조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직무는 기존의 단순 제조 직무 대신 물류, 디자인, 유통, 상품 기획, 연구개발 등 관리직이 다수라는 점에서 직무 차이가 발생한다.
특히 無 공장 제조기업은 외부 생산 자원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아웃소싱 전략의 하나로 볼 수 있으나, 과거 아웃소싱 활용 동기가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었다면 최근의 아웃소싱 활용은 지식 서비스(상품 기획, R&D, 디자인 등)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대기업에 비해 역량이 부족한 국내 중소기업들도 자사의 핵심역량을 잘 고려해 無 공장 제조 전략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특히 전기전자(가전), IT, 의류, 식품 등 기술격차가 크지 않고 부품 모듈화가 상당부분 진전된 분야는, 기존 기술과 부품을 다른 방식으로 조합해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최근 미국의 경우 이미 구축된 글로벌 생산네트워크 기반에 창업가의 참신한 제품 컨셉을 결합한 하드웨어 스타트업 창업이 증가하고 있는데 하드웨어 벤쳐 투자가 이미 SW 투자 규모에 육박한 상황이다.
이들은 이러한 無 공장 제조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국내 제조기업들이 분업화에 따른 글로벌 생산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산업별 가치사슬 구조를 분석해 탄력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이들은 “국내 無 공장 제조업체들은 크게 해외 생산공장에 대한 체계적 정보의 부족 과 해외 생산 공장의 관리의 어려움, 제조시설의 유무에 따라 결정되는 경직된 정부의 지원체계 등에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無 공장 제조기업의 해외 글로벌 생산네트워크 활용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해외 생산시설과 국내 無 공장 제조기업과의 매칭수준을 높이는 정보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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