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여행을 얼마나 많이 할 수 있을까. 또 그런 기회가 내게 얼마나 자주 찾아올까.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겐 ‘사치’로 다가올 수 있는 단어 ‘여행’. 잿빛 도시 속 바삐 돌아가는 직장인들에겐 어쩌면 낯설기도 하다. 그래서 여행은 삶이 주는 선물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2000년대 직장인들 사이에 상당히 많이 회자됐던 CF 속 카피다.
반복되는 일상 속, 잠시나마 내가 머물던 곳을 벗어나 여행을 하는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삶의 지혜를 얻고 영감을 얻기 때문이다.
각각 다른 멋과 다른 맛, 다른 질감이 있기에 짭조름하면서 달디 단 윤활유 같은 기쁨을 주기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사람에겐 때론 다양한 방식으로 여행이라는 기회가 찾아온다. 지쳤던 나에게 일상을 벗어나 내게 주는 작은 선물이다. 그런 선물을 내 스스로가 아닌 회사가 준다면 기쁨과 행복감은 배가 될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직장은 ‘산업마케팅’이다. 다아라 기계장터와, 온라인 전시회, 산업일보, 다아라매거진, 산업부동산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산업기계장비 B2B 기업이다. 통칭, ‘산업 다아라’로 불린다.
“꿈만 꾸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평생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으로 변화와 변신, 도전, 열정으로 미래를 함께 설계해 나가자”는 말은 김영환 대표가 늘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여기에 부서원들 간 단합된 모습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 5월1일부터 5일까지 황금연휴를 맞아 회사발전에 기여한 장기 근속자와 공로자에 부부동반 태국 파타야 해외여행 기회가 주어졌다. 전 임직원들의 복지 및 사기진작 일환으로 시행된 것이다.
서명수 상무이사/본부장, 김용주 이사, 박찬호 지사장, 안영건 부장, 김진철 부장, 조준상 부장(부부동반 총 12명)이 이번 해외여행 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김 대표의 놀라운 기지와 센스가 발휘돼 여행자들을 감동시켰다.
경영지원부 직원을 통해 여행 대상자 부인이름으로 손 편지를 작성했고, 봉투 안에는 여행지에서 쓰라고 금일봉을 하사했다. 기죽었던 가장의 어깨가 한 뼘 반은 올라가 있었다.
감사드립니다. 헌신적인 내조에 힘입어 회사가 이 위치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관심과 아낌없는 성원 부탁드리오며 가정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모두 함께 기다리는 마음으로 훌훌 털어 버리시고 즐겁고, 뜻 깊은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김영환 배상
모두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고는 바로 입국 심사대에 올랐다.
평소 2~30대에 애인이나 친구들, 가족과 떠났던 여행이 아닌 40대를 훌쩍 넘어선 동료와 부부동반 여행을 한 것이기에 적잖은 걱정 반, 기대 반을 안고 태국 파타야를 향했다.
어찌 보면 내겐 현재의 나를 되돌아보고 향후 각자 부서에서 어떻게 부서원들과 소통하고, 어떤 책임을 다해야 할지에 대한 동기부여가 됐다. 일상보다 여유롭고 관대해진 탓인지 여행이 주는 선물은 바로 내 자신이었다.
태국 현지에서는 스마트폰 없이, TV도 없이 하늘의 구름이 몇 조각인지 셀 수 있을 만큼 여유롭게 흘러가고 정신없는 여행이나 경치를 흝는 것이 아닌 음미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태국은 그랬다. 여물을 다 먹은 소가 자신의 일을 마무리한 뒤 외양간에 누워 되새김질하는 모습이 무척 나와 닮아 있는 형상이다.
그동안 정신없이 일에 치이며 이것이 ‘최선이다’라고 살아온 내 모습을 반추하고 있다. 되새김할수록 지난 과거의 쓰디쓴 물맛이 단물이 되는 시간이다.
그래서일까?
고단했다고만 느꼈던 직장에서의 일상이 다시금 그리워졌다. 예전 몸이 아파 잠시 회사를 쉬고 있었을 때만 하더라도 다시 직장에 들어간다면 ‘야근도 불사하겠다’는 그런 의지가 많이 내게서 멀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은 참 간사하다.
친구들의 만남에서나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매 순간순간을 살더라도 내가 그들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그런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
파타야 휴양지는 그랬다. 이곳 원주민들 뿐 아니라 가축 한 마리에게서도 자연의 웅장한 교향악이 들렸고, 몸빛이 살아 있는 한 마리의 새, 닭, 햇살에 눈부신 바닷가 풍경에서 필자는 신선한 공기와 기운을 받았다.
북적이는 삶 속에 홀로 자연의 풍요 속을 여행하는 이 향연들이야말로 내가 받고 가는 가장 큰 선물이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이나 직장인, 동료들에게도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평소에 무심히 지나치고 했던 사물이나 일상 하나하나가 새로운 시선으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지구상 같은 하늘, 같은 별, 같은 달빛 아래서도 내가 있던 곳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멀리 떠나서야 비로소 느끼고 보이는 것이기에.
우리네 삶을 돌아보면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결정이, 그리고 그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가 반복되는 형상이다.
누구는 타인에 양보하는 삶을 산다면, 또 누군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데로 살아간다. 또 다른 이에게는 그러한 선택이 ‘희생’을 필요로 할 때도 있다.
필자가 ‘산업 다아라’에서 내 일을 즐기며 산다는 것, 반복된 일상의 노동을 통해 재물을 취하지만, 나와 누군가를 위해 투자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의 삶터에서 내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업 다아라’가 내게 준 ‘5일의 선물’은 결국 아무나 가지 않았던 곳을 삿갓하나 쓰고 전국 방방곡곡을 도포자락 휘날리며 스스로를 희생한 값이기도 하다. 지금의 우리들이 여유를 누릴 수 있게 된 점은 분명 그런 오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산업기계 직거래 사이트를 여는 혜안과 변화의 중심에 서려는 도전정신, 그리고 산업관련 전시장을 돌며 수십년째 삿갓맨 퍼포먼스를 통해 홍보해 온 점 역시 다아라의 성장 원동력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높아진 회사의 위상과 브랜드가치, 지금의 반열에서 직원들의 열정과 노력까지 가세한다면 국내를 넘어 국제무대에서의 활약상도 기대해볼만 하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다. ‘나눔과 실천의 경영’을 묵묵히 실천하는 산업 다아라의 최고 수장이 내게 평소 하시던 말씀이 나를 다시금 바로잡는다.
“나를 포기한 만큼 얻을 수 있었다”
이 말에 담겨있는 깊은 뜻을 필자뿐 아니라 우리 모든 직장 선후배 동료들이 가슴깊이 느끼고 아로새길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