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해외 유명업체에 납품되는 사무용 의자 ‘가스실린더 핵심기술’ 등을 빼돌린 뒤 이를 판매·수출한 전직 임원과 법인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기지방경찰청(청장 김종양) 국제범죄수사대는 사무용 수출 의자 ‘가스실린더(스프링)’ 설계도면 등 핵심기술을 빼돌려 같은제품을 제작·판매한 전직 前 상무 A(55세)씨 등 연구원 11명을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형사입건하고, A씨가 설립한 뒤 제품을 생산한 국내 본사와 중국 청도소재 해외법인 등 4곳도 같은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회사경영에 불만을 품고 ‘회사가 곧 부도가 날 것’이라고 연구원들을 포섭, 회사 설립계획 및 역할분담, 지분투자 명목으로 회사외부에서 여러차례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퇴사한 연구원들은 각자 역할에 따라 도면 등 기술자료를 이동식저장매체 등으로 저장반출하고, 빼돌린 자료를 이메일과 클라우드서비스로 공유했으며, 내부직원 이메일계정을 무단 도용해 거래처정보 등을 유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빼돌린 핵심기술을 부정사용해 중국 청도소재 공장에서 동종제품을 제작한 후, 동남아, 브라질 등 기존 피해회사 거래처 등에 판매해 약7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가스실린더(스프링) 핵심기술은 GAS의 압력과 고유팽창력을 이용해 높낮이 조절 및 무게를 지탱·유지하는 것으로, 외부충격을 완화 또는 하중을 지탱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다.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0여년간 개발규모만 해도 120억을 투자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가스실린더(스프링)의 세계시장 규모는 2,200억원에 달한다. 고급의자, 자동차트렁크, 비행기 선반 등에 사용되는 부품으로 해외 유명업체에 수출되고 있으며, 과거에는 독일, 대만, 일본 등이 시장을 점유했지만, 현재는 피해회사가 국산화에 성공해 일본 등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 사건으로 5년간 3,000억원 상당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찰관계자는 "금전목적으로 기술을 빼돌려 해외법인 공장을 세워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경우처럼 법망을 피하려는 해외유출 사례는 국익과 직결되는 국부유출인만큼 향후 기술유출 우려업체에 대한 보안점검 등 예방활동 및 국부유출사범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