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국 산업 보호 및 육성,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자국산 의무 사용 (Buy National)’ 조치를 도입하는 국가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Buy National’은 주로 정부조달 부문에서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정부 관련 기관 및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프로젝트에도 확대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주로 자국산의 의무사용률을 규정하는 일반적인 유형 뿐만 아니라 서비스 부문의 자국 노동력 활용 의무화, 생산시설 자국 내 설립 의무화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와 내수부진 심화로 산업경쟁력 약화 우려가 증폭되면서 수입억제 등 보호무역 차원에서 Buy National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의 ‘Buy National’ 활용 현황을 살펴보면, 우선 미국은 정부조달에서 자국산 원자재 및 제품의 우선 구매를 규정. 경기부양법 상에서도 인프라 건설 시 자국산 철강재 의무 사용 등을 명시하고 있다.
브라질은 자국 산업육성 및 보호를 골자로 한 신산업정책을 발표하고 정부조달, 공적신용, 조세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통해 자국산 사용 확대 지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조달법에 자국산 사용의무를 명시하고 있으며 석유/가스 프로젝트의 경우 각 활동별로 세분화해 자국산 사용 기준을 강화했다
한편 이러한 현상에 대해 포스코 경영연구원의 김지선 연구위원은 “엔저와 중국 공급과잉, 한중 FTA 등에 따른 한국산 제품의 국내외 입지 약화와 국내 산업구조조정 압력의 완화 등을 위해 ‘Buy Korea’ 제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의 주장에 따르면, 일단 정부조달 등의 관련 규정에 자국산우선구매 조항 삽입이 가장 시급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공공조달에서 자국산우선구매를 규정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조달 뿐 아니라 정부 관련 기관, 자치 단체를 비롯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사업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자국산 사용 의무화를 검토하자는 것이 김 연구위원의 조언이다.
또한, 자국산·수입산 구분을 위한 원산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재료의 자국산·수입산 구분 및 추적(tracking)을 위한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 아울러 안전 또는 친환경(프로세스) 인증제품 의무사용 제도 도입하는 한편, 국산품 사용 분위기 조성 및 장려를 위한 홍보 및 캠페인의 강화 역시 요구된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Buy Korea’ 제도를 도입할 경우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들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특히 WTO 규범과의 상충 가능성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김 연구위원은 언급했다.
“우리나라는 WTO 정부조달협정(GPA) 가입국으로 동 협정 가입국에 한해 차별을 금지하는 예외조항 포함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그는, 덧붙여 “국내산 제품 가격이 비합리적으로 높거나 국내산 제품 사용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등에 대한 예외조항 역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