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우리나라 경제가 내수 경제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출하 증가율 감소와 재고증가율 증가 등으로 인해 하반기에도 출구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포스코 경영연구원의 김영삼 수석연구원은 최근 “한국의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성장률은 2.5%로 2분기 연속 2%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중반부터 산업생산과 출하 증가율(전년동기비)이 마이너스로 다시 떨어진 반면, 재고증가율은 점차 상승하고 있다. 서비스업과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가 일부 개선 조짐이 있으나, 전반적인 경기 흐름은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의 분석을 반영하듯 4월 경기 동행지수 증가율(전년동월비)은 4.6%로 지난해 평균 4.9%에 비해 0.3%p 낮게 형성돼 있다. 그런데 선행지수 증가율은 중반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올해 4월에는 9.8%까지 상승했다. 최근 이와 같이 선행지수와 실물경기의 흐름 사이에 괴리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선행지수의 주요 구성요소인 금융·물가 지표의 호전이 생산 등 실물 부문으로까지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물 경기를 부문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서비스 등 내수의 경기 변동성이 축소된 가운데 수출·제조업 지표가 둔화됨에 따라 2%대 성장률이 지속되고 있다. 민간소비, 건설투자 등은 올해 1분기 이후 소폭 반등 조짐을 보였으나, 순수출의 경우 성장기여도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편,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2.5% 중 약 1/2이 재고증가에 의한 성장이었는데, 이는 오히려 2분기 이후 실질적인 성장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올해 3월과 4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의 경우 2개월 연속 74% 이하 수준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제조업의 제품 판매 상황을 알아볼 수 있는 제조업 출하/재고 비율은 2010년을 고점으로 빠른 속도로 하락해 올해 4월에는 79%까지 급락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제조업 출하가 2011년 이후 거의 정체 수준을 지속하는 반면, 재고는 지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 제조업이 성장하는 가운데 출하와 재고가 비슷한 속도로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데, 출하와 재고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생산능력은 증가하는데 반해, 제조업체들이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덧붙여, 제조업들의 어려움은 생산, 출하, 재고 등 물량 변동에서뿐만 아니라 판매가격의 하락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최근 2년간 국내 품목별 생산자물가를 살펴보면 철강, 화학 등의 제품가격이 10% 이상 하락했는데, 이들 제품은 중간재 또는 생산재 성격이 강하다는 특성이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투자가 부진하고 한국의 수출도 동반 하락했는데, 이와 같은 수요변화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품목도 생산 기반 제품이다.
“글로벌 경제가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경기 개선 효과가 생산재 기반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 김 연구원은 “하반기 IT 등 일부 경기 개선 기대 불구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는 본격적인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요 가격 변수들은 지난해 중반 이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소비자·생산자물가는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증시와 주택가격 등은 상승세를 보이는데, 이는 지난해 중반 이후 4차례 기준금리 인하(2.5%→1.5%)와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이 가장 크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글로벌 교역위축과 수요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저금리가 지속된다하더라도, 자금이 금융시장으로 쏠리고 제조업에는 큰 영향이 없을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