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국내 ICT 제조업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등 후발국가의 추격과 한동안 성장 둔화를 보이던 미국의 ICT 제조업 성장이 호전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 ICT 생산지수 감소세
한국의 ICT 제조업은 휴대전화, 디지털 TV 등 완제품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분야에서 모두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고, 1990년대 이후부터 제조업 성장을 견인해왔다.
KISDI의 ICT통계분석센터에 따르면, 제조업 ICT 생산지수는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약 14%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에도 빠른 속도의 회복세를 보였다.
2000년 1월 19.94이던 제조업 ICT 생산지수는 2012년 11월 125.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약 2년 5개월 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다가 올해 4월 제조업 ICT 생산지수는 108.1로 전월 대비 2.5%, 전년 동월대비 3.7% 감소했다.
최근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의 정체는 ICT 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정보통신방송기기 생산은 2010년 22.9%까지 증가했으나, 2011년 급격한 감소 이후 2010년 이전의 성장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ICT통계분석센터 주재욱 부연구위원은 "2010년부터 본격화된 대기업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과 포화수준에 근접한 휴대전화 시장에서 신제품의 실적 부진, 태블릿이나 웨어러블 등 차세대 제품에서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중국 ICT 시장 급성장, 미국도 빠른 회복세
반면, 2000년 이후부터 중국 제조업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3년에는 약 2조 9천억 달러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 ICT 시장 또한 올해 기준 약 4천368억 달러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며, 전 세계 시장의 약 11.4%를 차지하고 있다. 아직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성장 속도는 두 배 더 빠르다.
이는 시장규모의 성장과 중국정부의 강력한 ICT 산업 육성정책에 따른 중국 ICT 기업의 급격한 성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인터넷 기업 10위 중 4개가 중국 기업이다.
미국 역시 제조업 부활에 힘입어 올해 1월, 전년 대비 약 2.9%의 성장률을 보이며, 주요 선진국들 중 가장 빨리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의 결실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자국으로 복귀하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 상한선을 35%에서 28%로 낮추고, 재정지출을 통해 제조업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제조업 부흥을 위해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인텔, 애플, 테슬라 등 주요 ICT 기업이 미국에 본사나 공장을 유치하고 있다.
한국 ICT 산업 고도화정책, 결실 늦게 볼 것
한국 역시 소프트웨어 산업 진흥 및 벤처 육성 등 ICT 산업의 고도화를 통해 ICT 산업을 부흥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만, 산업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정책적 특성상 성과를 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ICT통계분석센터 주재욱 부연구위원은 "국내 ICT 제조업은 정책추진 성과와 내수시장과 더불어 세계 경기 회복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