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일본 서비스 로봇 시장이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의 휴대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휴대폰 통신 대기업들에게 ‘로봇’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서비스 로봇이 2012년 600억 엔에서 2035년 약 5조 엔으로 82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적으로 제조업 로봇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던 일본 로봇 시장에서 점차 서비스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서비스 로봇 비중은 2012년 6.9%에서 2035년 51%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에서 2020년까지 서비스 로봇시장을 2012년 600억 엔 대비 20배인 1조2000억 엔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소프트뱅크, NTT 도코모, KDDI 등 일본의 휴대폰 대기업들의 투자가 두드러진다.
이 기업들은 로봇이 PC나 휴대폰처럼 각 가정의 필수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6월 페퍼 일반판매를 실시했다. 페퍼는 올해 2월, 개발자를 대상으로 300대를 예약 판매했으며, 6월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1000대를 판매했다. 당시 판매와 함께 매진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었다. 페퍼는 이마와 입에 있는 카메라로 사람의 표정을 읽고, 머리에 있는 마이크로 음성을 수집해 감정을 추정한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의 탑재 여부도 논의되고 있다.
NTT 도코모는 타카라 토미와 공동 개발한 오하나스를 오는 10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이 로봇은 도코모가 스마트폰을 통해 축적해온 음성지원 기술(Voice Assistant Technology)을 활용,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도코모는 자동차, 가전 등 음성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IoT 분야에서 음성지원 기술의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KDDI는 매사추세츠 공대 벤처기업인 Jibo와 자본 제휴를 맺고 로봇 Jibo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얼굴 인식이 가능하고 감정을 파악해 대응하는 등 인공지능을 갖춰 주목받고 있다. Jibo는 책이나 메일을 읽어주기도 하며, 외출 시 실내온도를 조절해 주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며 사람의 좋은 동반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DDI 관계자는 “로봇이 가정에서 IoT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서비스 로봇의 수요 확대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지만, 일본 휴대폰 통신 대기업들은 로봇이 주춤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새로운 먹거리라고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로봇 시장은 수요에 비해 기술성숙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이는 현재진행형으로 기술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생명력 있는 시장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KOTRA 오사카 무역관 관계자는 “일본 서비스 로봇 시장은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지녔지만 기술력이 수요를 따라가고 있지 않다”며 “한국기업도 기술력만 지녔다면 일본의 서비스 로봇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