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장조사기관인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ESS 시장에서 LG화학과 삼성SDI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그 사이 신선한 이름이 눈에 띤다. 바로 4위를 차지한 ‘(주)코캄(Kokam, 이하 코캄)’이다.
코캄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기술력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한국의 중소기업이다. 이름만 들어도 다들 아는 대기업을 제치고 국내 중소기업이 4위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
코캄의 홍인관 전력사업부 이사는 “남들이 도전하기 두려워하는 미개척 시장을 공략하는 도전정신과 도전을 성공하게 만들어주는 강력한 기술력이 코캄의 무기”라고 말한다.
1989년 설립돼 기계 사업으로 시작한 코캄은 전기차의 수요가 거의 없던 1999년도부터 리튬 배터리를 개발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2009년 미국과 독일을 중심을 ESS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2013년부터 국내에서 ESS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한참 시장을 앞서간 셈이다.
지난해부터 한국전력공사가 국내 최초로 진행한 전력계통 주파수조정용(Frequency Regulation) 에너지저장장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한국시장에서의 활동도 넓혀가고 있지만, 수출을 통한 매출이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해외시장에서의 활동이 활발하다.
코캄은 스위스의 베르트랑 피카드(Bertrand Piccard)의 지휘 하에 시행됐던 Solar Impulse Project, 나사에서 실시한 ESS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기도 했을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기업과 합작해서 EMS(Energy Manufacturing Service) 개발에 한창이다. 홍 이사는 “EMS는 에너지를 분석하고 통계해 유용한 빅데이터를 제공한다”며 “이러한 에너지와 ICT의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ESS 시장은 하드웨어 개발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저가공세가 난무하다”며 “이는 EMS와 같은 ICT 융합기술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연구를 저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장의 발전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