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올 한해 세계경제가 소폭의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G2 리스크 등 여러 위험요인이 여전할 것으로 보여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인 데는 선진국의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과 중국 고성장의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이런 동력이 원자재 수요 증대로 이어져 자원수출국과 자원관련 산업의 성장을 촉진해 경기상승 효과가 세계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는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고, 중국경제는 장기간 저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의 약세로 원자재 시장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주요국이 경기방어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환율전쟁, 자원수출국 등 신흥국의 경제위기 가능성, 중동지역 중심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세계경제의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이 완만할 것으로 예측되고, 유로존과 일본의 통화완화 지속으로 당장 글로벌 통화긴축 강도는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저유가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감안해 세계경제가 경착륙에 진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금융시장 개방도와 무역의존도가 높고, 특히 중국과의 연관성이 높아 대외요인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충격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2010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경기둔화세가 지속되다가 지난해부터 기업 부도가 급증하고 주식, 외환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중국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이창선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2분기 이상 5% 미만으로 하락하는 경착륙에 진입하게 된다면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1위국인 한국경제에 대한 충격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10여 년 간 중국의 원자재 수요 증가가 각 품목별로 전 세계 원자재 수요 증가분의 50% 이상을 차지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 경기 침체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락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원자재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높은 신흥국들의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통상환경의 큰 변화 속에서 다자간(multilateral) Mega FTA 체제로의 변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초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이하 TPP)’이 그 사례다.
전문가들은 해외직접투자 증가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물류 비용하락, 제조업의 소프트화 등으로 인해 이질적인 산업 구조를 가진 국가 간 경제통합이 가능해지고, 만성적인 수요 위축을 타계해야 할 국면에 접어들면서 Mega FTA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LG경제연구원의 김형주 연구위원은 “미국, EU, 중국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로 주요 시장에 대한 차별적인 접근권한을 확보하는 것은 맞지만, 양자간 FTA의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TPP가 모든 회원국들의 국내 비준 절차를 무사히 마치고 발효될 경우, 한국이 TPP에 가입하지 않으면 일본과 베트남을 비롯한 TPP 회원국들에게 미국시장을 잠식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향후 세계 각국의 비즈니스 환경은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위협요인인 동시에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환경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