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해운 등 경기 민감형 산업의 경우 국내외 공급과잉 등 구조적 취약성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 이지만 산업 차원의 구조적인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업종에 대해서는 채권은행 중심의 기업구조조정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부실우려 기업의 재무구조개선만으로 근본적 정상화를 이루기 어렵고 지역경제, 협력업체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 가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도 기업 구조조정 시 당장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한계기업에 대해 여신을 유지하며 처리를 미루는 경향 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정부 내 협의체’를 구성해 산업별 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방향을 논의 해 왔다. 그동안 차관급 협의체 및 실무회의를 통해 조선, 해운, 석유화학, 철강, 건설 산업 분야에 대해 집중 의견을 나눴다.
정부 내 협의체에서 논의된 산업별 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지원방향을 기초로 채권단 및 업계는 기업별 방안을 마련하고 구조조정을 추진 할 방침이다.
상시적 구조조정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선제적 구조조정 활성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부실기업의 신속한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일몰기한 연장을 추진 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美 금리인상,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신흥국의 부채문제도 커지는 상황이다. 美 금리인상 이후, 추가 인상속도 등에 따라 세계 경제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
中 성장세 둔화 및 구조 개혁(투자·수출→내수) 등은 중국 경제와의 연관성이 높은 국가들의 성장 하방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국내적으로는 경기부진이 지속돼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전반적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는 가운데 부실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계기업 수도 증가(2009년 2천698개→2014년 3천295개, 597개↑) 했다. 특히, 수익성·재무건전성 등 영업실적 및 재무상황 측면에서 정상기업과 한계기업 간 양극화 심화 되고 있다. 비생산적 자금흐름을 차단해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적극적인 기업구조조정을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할 필요 가 있다.
산업별 구조조정 추진현황
조선
금융위기 이후 상선 발주가 줄고 고유가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증가했으나, 최근 유가하락으로 해양발주가 급감 했다. 최근 우리 주력선종(대형 컨테이너선, LNG운반선 등)의 발주는 크게 감소하지 않아 외형적 수주규모는 유지했지만 수익성 없는 무리한 수주는 기업재무구조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 했다.
中‧日은 벌크선 등 기존 주력선종의 시장침체에 대응, 전문·대형화 등으로 우리 주력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 중 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시황변화에 대응한 물량확보 노력 과정에서 역량 대비 무리한 수주 물량 축적으로 어려움에 직면 해 있다. 대형3사는 해양플랜트를 집중 수주했음에도 불구, 핵심역량 미흡→납기지연→수익성 악화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조선사는 각 사별로 채권단 관리 하에 구조조정을 추진했으나, 고비용‧저수익 구조 지속으로 경영정상화가 지연 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조선업은 저유가로 해양플랜트 수주감소가 예상되나, 親환경 고부가 선박 수요 증가로 소폭의 부문별 시황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대형3사는 구조조정 노력과 함께 기존에 강점을 지닌 고부가 상선에 집중함으로써 올해부터 영업이익 개선을 예감하는 눈치다.
구조조정 방향은 과잉공급·과당경쟁 상태인 조선업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자구노력을 전제로 경영정상화를 모색하되, 정상화 추진 곤란 시 M&A‧청산 등 사업정리가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 전반의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다운사이징을 예상해볼 수 있다. 대형사·중견사 공히 경쟁력이 없는 부문을 축소하고, 각 사별로 경쟁력 있는 부문에 특화 하는 등 구조적 과당경쟁 방지장치를 마련해 수익성 위주 경영을 유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책금융기관의 대규모 조선해양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 시 전문기관의 수익성 평가를 의무화하기 위해 해양금융종합센터 내 조선해양사업 정보센터가 올 상반기 추진될 예정이다.
주요 조선사별 채권단 대응현황
대우조선해양
산업은행은 경영정상화방안을 발표한 자리에서 2016년까지 산은·수은이 총 4.2조원 유동성 지원 및 산은 책임하에 2조원 이내 자본을 확충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회사는 유휴자산 매각, 인력감축 등 비용절감(총 1.85조 원 규모) 등의 자구노력 중이고 회사와 채권단은 지난해 신규자금 1조원, 유상증자 4,142억원 등 정상화방안을 계획대로 이행해 왔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여타 대형사는 원가절감, 수익성 위주 수주 집중 등 자체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TX조선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채권단 협의 중이다. 다운사이징을 통해 탱커·LNGB선 특화 중소조선사로 전환 추진 한다는 전략이다. 인력감축(34%), 임금삭감(10%), 비영업용자산(800억원) 매각 등이 시도되고 있다. 채권단은 추가 신규자금 지원없이 기결의 지원예정자금 잔여분(4,530억원)의 용도변경 승인을 통해 유동성 지원 계획이다.
성동조선
삼성중공업과 경영협력(1월)을 통한 구조조정 및 경쟁력 강화를 하고 있으며 15% 인력감축 및 비핵심자산 매각(약 2,500억원) 등 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SPP조선
채권단은 매각주간사를 선정, M&A 추진중 이다. 이달 중 본입찰 실시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예정 이다.
대선조선
소형 탱커‧컨테이너와 여객선 특화 조선사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생산공정 일원화(3개 공장→2개 공장 매각·청산 및 제3공장 일원화 등) 및 여객선 시장 진출 을 시도하고 있다.
해운
최근 세계 해운업은 구조적인 어려움에 봉착한 가운데, 인수․합병 등 글로벌 해운시장 재편도 가속화 되고 있다. 세계 교역 성장률이 경제 성장률을 하회하면서, 물동량 증가가 둔화되고, 선복량 과잉으로 운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Maersk(1위)는 비상경영안을 발표해 실행중이며 CMA CGM(3위)․ NOL(12위)간 합병 및 중국 양대 선사간 합병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대형 해운사들은 자구노력을 통해 경영정상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장기간 해운업 침체로 인해 경영상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과 시장안정 P-CBO 지원으로 차입금 상환 등 단기 유동성문제 해소에 주력 하고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고효율·에코쉽 신규 투자가 사실상 중단돼 원가 경쟁력 열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해운업은 선복량 과잉 해소와 운임회복에 상당 기간이 더 소요될 전망인 가운데 국내 해운사는 단기적 유동성 부족 문제와 근본적 선대 경쟁력 확보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상황 에 처해 있다.
현재의 선대구조로는 근본적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 국적선사의 장기적인 존립을 위한 '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개별회사의 유동성 문제는 원칙적으로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소하되, 자체 대응이 어려울 경우 회생가능성 여부에 따라 구조조정 원칙에 맞춰 처리한다는 전략이다.
민관합동의 ‘선박펀드’를 조성해 BBC방식(Bare Boat Charter)으로 선박 신조 지원에 나선다. 기업 스스로의 자구노력 등을 통해 재무상태가 일정 조건(부채비율 400% 이하) 달성 시에만 지원해 자체적인 정상화 노력도 유도 할 생각이다.
초기 12억불 규모로 추진하되 수요를 보아가며 확대하기로 했다.
국적 선사 네트워크 강화 부산항 환적 경쟁력 강화 유도
국적 선사가 포함된 얼라이언스의 환적 물량 유치 활성화를 위해 터미널 간 환적화물 이동(ITT) 효율화 추진 시황 변동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한국 해운거래소 설립 추진 한다. 운임변동 등에 따른 해운사들의 리스크 헷징을 위한 운임선도거래 시장을 조성하고 해운 기업 부실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 정보 공유를 강화 할 계획이다. 기업 부실이 산업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사간 재용선 현황, 해운 부대업 거래 연체 정보 파악과 이를 공유 하기로 했다.
그동안 업황 개선 기대속에 대형해운사의 자산매각 등 자체노력과 함께 채권단 등은 시장안정 P-CBO 등의 지원을 했다. 채권단 등은 시장안정 P-CBO를 통해 시장차입금 차환이나 운영자금 기한연장 등을 지원해 왔지만 업황 부진이 심화되면서 제한적인 자본확충 등 기존 자구노력과 지원만으로는 여전히 정상화에 한계 를 겪고 있다. 채권단은 해당 기업별로 경영상황을 점검해 자본확충․자산매각 등 추가적인 자구계획을 마련해 유동성 문제에 대응 중 이다.
석유화학
석유화학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던 중국의 자급률 상승, 셰일가스 등 저가원료 기반 설비투자 확대로 경쟁이 치열 하다.
저유가의 영향으로 유가 탄력성이 큰 나프타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긴 했지만 품목별로는 합섬원료 분야가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우려하고 있다.
기초유분은 오는 2017년까지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2018년 이후 시황 악화 가능성 을 배제할 수 없다. 중간원료의 경우 지난 2013년 하반기 이후 시황부진 사태를 맞았으나 합성수지와 함께 2017년 이후 개선이 기대된다. 합성고무도 원료가격 하락으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합섬원료는 영업적자 시현 중이지만 2018∼2019년까지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합섬원료 중 TPA(테레프탈산)는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인한 공급 확대, 수요산업의 부진 지속 등으로 사업여건 악화 도 초래할 소지가 있다. 글로벌 공급능력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경제성장 둔화로 인한 수요부진으로, 수익성 악화도 무시할 수 없다.
2012~2015년까지 국내업체들의 누적적자는 총 8천4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업계 자율적인 감산 또는 설비폐쇄⋅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중국⋅일본 등 주요국도 생산설비 감축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도 생산설비를 약 30%(약 150만 톤) 감축해야만 수익성 회복 등이 가능하다고 인식 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 7월 이후 업계 자율적으로 마련 중인 생산설비 조정방안을 조만간 확정해 TPA분야의 구조조정 예정이다.
철강
중국발 철강수요 둔화와 공급과잉 심화로 저성장 국면을 맞고 있다. 다만, 최근 자발적 사업재편, 일부 내수경기 회복, 무역구제조치 등으로 국내업체들의 업황이 호전세로 돌아서고 있다.
2∼3년 후 帶一路(中)⋅아시아 인프라 건설 등이 본격화될 경우 업황이 다소 회복될 가능성 이 있다.
고로의 경우는 별도의 설비조정 없이도 견실한 영업기반을 유지하고 전기로는 자발적 설비조정으로 가동률 증대 및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열연⋅후판은 전방산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발적 설비조정으로 2015년도 영업이익이 개선 됐다. 냉연분야도 자동차 해외공장 신설 등으로 시황 개선 , 봉형강 역시 건설경기 호조, 무역구제조치 등으로 경영여건이 나이지고 있다. 합금철만 수요부진으로 2014년 이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합금철(망간합금철) 분야는 2008년 이후 수요 대비 생산설비확대(2007년 38만 톤→2015년 89만 톤) 폭이 과다해 현저한 공급과잉 상태다. 전방산업 부진 장기화로 공급과잉이 지속될 경우 개별업체들의 영업부진도 심화될 가능성 이 있다.
특히, 최근 원료가격 대비 판매가격 급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2014년 업계 평균영업이익 적자전환 이후 적자폭이 심화되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정상영업이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경쟁적 설비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요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망간합금철 분야 설비조정 등이 필요 하다. 정부는 업계가 조속한 시일 내에 추가적인 설비조정을 통해 감축목표(89만 톤→50만 톤)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업계도 향후 수요전망 등을 감안할 경우, 생산능력을 약 40%(약 40만 톤) 정도 감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까지 11만 톤의 설비폐쇄를 완료했으며 2015년 9월 이후 추가적인 설비감축 방안을 망간합급철 업계 자율적으로 마련한 상태다.
건설
국내시장은 2009년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최근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회복되는 형국이다. 2015년 중 건설투자는 성장 폭이 지속 확대됐고 건설수주는 1~3분기 누적액(95.7조 원) 기준 역대 최고치 를 달성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주택 부문은 상승세를 이어가나 소폭 둔화될 수 있으며, 비주택은 혁신도시 등이 마무리되면서 소폭 증가가 이뤄진다. 토목 부문은 건설수주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투자도 2015년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시장은 유가하락 등으로 성장세 둔화중이며, 우리 기업의 해외수주액(2015년 10월말, 377억 불)도 지난해의 71% 수준 이다.
향후 해외시장 성장은 정체 또는 소폭 감소로 전망되며, 수주는 도급공사 위주에서 PPP(민관협력사업)로 전환하는 추세다.
지역별로 중동은 유가하락 등으로 보합세, 아시아 남미는 주요 개도국 성장둔화로 성장세 소폭 둔화가, 플랜트 분야는 지난 10년간 상승세에서 하향 국면으로 접어들고, 저유가 현상 지속 시 가속화 될 공산이 있다.
시장원리에 따른 상시적 구조조정과 함께 정상기업의 부실화 방지를 위한 정책적 지원대책을 차질없이 시행 하되 감소하는 시장규모에 맞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된다. 입찰제도의 변별력 및 보증의 선별 기능 강화로, 우수업체는 성장하고 부실업체는 퇴출되는 환경이 조성 된다.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하고, 공사수행능력 및 사회적책임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종합심사낙찰제 도입 관련해서도 올해 본격 시행된다.
일부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 및 잠재적 위험 대비 차원에서 상시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향후에도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구조조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취약업종, 논의 통해 구조조정 추진
채권단 중심으로 정기 및 수시 신용위험평가 등을 통해 상시·선제적 기업구조조정이 이뤄진다. 취약업종에 대해서는 ‘정부 내 협의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구조조정 방향을 마련해 채권단의 구조조정 지원에 나선다.
금감원은 채권은행의 신용위험평가 및 사후관리 적정성 등에 대해 외부전문기관(신용평가사․회계법인 등)과 공동으로 1월 중 현장점검을 실시해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토록 지도해 나가기로 했다.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통과가 어려워지면서 실효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빠른 시간 내 재입법을 추진하고 신용위험평가 결과 선정된 C등급 업체에 대해서는 워크아웃을 신청하도록 조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