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매일 선택과 집중의 연속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현금 및 시간부족과 소비생활을 분석한 재미있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tendmonito.co.k)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천여 명을 대상으로 ‘현금 및 시간 부족과 소비생활과의 관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8.3%가 평소 현금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며(매우 자주 44.3%, 약간 44%)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돈의 부족함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2014년 같은 조사(87%)에 비해서도 소폭 상승한 결과이다. 그에 비해 현금 부족을 별로 경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9.9%, 전혀 경험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8%에 불과했다. 다른 연령에 비해 30대가 현금 부족 상황(20대 85.6%, 30대 91.6%, 40대 88%, 50대 88%)에 더 많이 직면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평소 현금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들은 꼭 써야만 하는 돈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58.3%, 중복응답), 물가가 비싸다(51.1%)는 이유를 가장 많이들었다. 그만큼 생활비와 교육비 등주머니에서 빠져나가는 고정지출이 많아지고 있는 데다가 체감 물가까지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래의 불확실성(44.6%)도 현금 부족을 느끼는 중요한 이유로 꼽혔다. 2014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필수 지출의 증가(14년 55.9%16년 58.3%)와 비싼 물가(14년 44.7%16년 51.1%), 불확실한 미래(14년 35.9%16년 44.6%)를 현금 부족의 이유로 생각하는 응답자가 모두 많아졌다. 그 다음으로 사고 싶은 것이 많고(35.7%), 경험하고 싶은 것이 많으며(27.6%), 가계 빚이 많아서(25.3%) 돈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 살펴 보면, 고연령층일수록 불확실한 미래(20대 33.6%, 30대 45.9%, 40대 45.5%, 50대 53.2%)에, 젊은 층일수록 비싼 물가(20대 61.7%, 30대 56.3%, 40대 46.8%, 50대 39.5%)에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모습이었다. 20대의 경우에는 사고 싶은 것이 많고(61.7%) 경험하고 싶은 것이 많은(45.8%) 것도 돈의 부족함을 느끼는 중요한 배경이었다.
돈만큼이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72.8%가 평상시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경험한다고(매우 자주 20.3%, 약간 52.5%) 응답한 것으로, 역시 2014년 조사(71.7%) 보다 소폭 상승했다. 그에 비해 평소 시간 부족을 별로 경험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25.7%, 전혀 경험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5%에 그쳤다. 특히30대(80.8%)와 40대(76%)가 느끼는 시간의 부족함이 20대(68.4%)와 50대(66%)보다 훨씬 컸으며, 현금 부족을 많이 느낄수록 시간 부족도 많이 느끼는(현금부족 자주 경험 82.8%, 약간 경험 68%,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53%) 경향이 뚜렷했다. 가장 바쁘게 일할 시기인 30대, 40대가 여유 있는 삶에 대한 갈망이 더욱 크다는사실과 함께, 돈의 여유가 부족할수록 더 많은 시간을 일과 자기계발에 할애해야 하는 현실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여가활동도 많이 하고 싶다”
시간 부족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48.6%, 중복응답), 여가활동을 많이 하고 싶어서(47.7%)였다. 그만큼 바쁜 일상에 치이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또한 잠을 충분히 잘 시간이 부족하고(35.3%), 하고 싶은 일이 많으며(29.1%), 가까운 사람들과 더 자주 시간을 가질 필요성을 느껴(27.2%)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체감한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응답은 40대(53.7%)에서, 여가활동을 많이 하고 싶다는 응답은 20대(52%)와 30대(49%)에서 특히 많았다. 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그 중에서도 ‘여가시간’(66.1%)이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면 및 식사에사용되는 ‘필수시간’(18.5%)과 일과 학습을 포함하는 ‘의무시간’(15.4%)보다는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여가활동시간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현대인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가시간의 부족은 남성(61.4%)보다 여성(71%)이, 의무시간의 부족은 여성(11.3%)보다 남성(19.3%)이 더 많이 느끼는 특징도 찾아볼 수 있었다.
“시간보다 현금이 더 필요해”
그렇다면 현금과 시간 중에소비자들이 좀 더 필요성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는 대상은 무엇이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보다는 현금, 즉 돈이 더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85.4%가 현금이 더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은 14.6%에 그친 것이다. 2014년 조사(시간이 더 필요 15.8%, 현금이 더 필요 84.2%)에 비해 돈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소폭 증가했으며,남성(83%)보다는 여성(87.8%), 그리고 연령이 높을수록(20대 82.4%, 30대 83.2%, 40대 87.2%, 50대 88.8%) 시간보다는돈의 필요성을 보다 강조하는 태도가 강했다.
현금이 더 필요한 이유 “여유로운 삶에 대한 욕망”
시간보다 현금이 더 필요한 이유로는 결국 모든 생활은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이기 때문이라는 점(67.1%, 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2014년 조사(60.3%)보다 이런 응답이 증가했으며, 특히 30대(73.1%)가 많이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지금 당장 수중에 돈이 없고(34.2%), 외부 불확실성이 크며(32.7%), 돈이 많으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떳떳해지기 때문에(32%) 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상당했으며, 돈이 많으면 시간도 살 수 있다(24.7%)는 생각도 적지 않았다. 현재 돈이 없거나(20대 48.1%, 30대 31.3%, 40대 28.4%, 50대 29.7%),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다(20대 27.2%, 30대 29.8%, 40대 24.3%, 50대 18%)는 의견은 젊은 층에서, 외부 불확실성이 크고(20대 26.7%, 30대 29.8%, 40대 36.2%, 50대 37.4%), 돈이 많으면 떳떳하다(20대 23.3%, 30대 26%, 40대 36.2%, 50대 41.4%)는 의견은 중〮장년층에서 많은 특징도 뚜렷했다.반면 돈보다는 시간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은주로 여유로운 삶에 대한 욕망이 컸으며(52.1%, 중복응답),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충분히 하고 싶어(47.9%)했다. 이와 함께 현재 너무 쫓기듯이 생활하고 있다(32.9%)는 목소리도 큰 편이었다. 여유로운 삶에 대한 욕망은 30대(61.9%),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하고 싶다는 욕망은 50대(60.7%), 너무 쫓기듯이 생활한다는 불만은 20대(38.6%)에서 많이 나타나, 각 연령별로 시간의 필요성을 보다 절실하게 느끼는 이유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확인할 수 있었다.
현금·시간 부족 많이 느낄수록 가계경제 관심 많아
현금과 시간의 부족은 소비생활 및 경제이슈에 대한 관심과도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전체 10명 중 8명(79.4%)이 평소 가정 내 경제적인 상황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응답한 가운데, 현금부족(자주 경험 82.8%, 약간 경험 79.1%,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67.5%)과 시간부족(자주 경험 88.2%, 약간 경험 78.1%,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75.4%)을 많이 경험할수록 가계 경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못하거나, 삶에 여유가 없는 소비자들의 경우 일상생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계경제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남성(76.6%)보다는 여성(82.8%), 그리고 고연령층(20대 65.6%, 30대 79.2%, 40대 84.8%, 50대 88%)의 가계 경제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편이었다. 평소 자신이 구입하는 제품과 경험하는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소비자도 10명 중 7명(69.6%) 정도로 많은 편이었다. 역시 현금부족(자주 경험 71.3%, 약간 경험 70%,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61.5%)과 시간부족(자주 경험 80.8%, 약간 경험 67.2%,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65.8%)의 정도와 비례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젊은 층(20대 72%, 30대 73.2%, 40대 66%, 50대 67.2%)에서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젊은 세대는 가계경제 이상으로 자신의 소비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가경제와 지역경제 관심 상대적으로 낮아
가계경제 및 개인 소비활동과는 달리 국가경제에 대한 관심도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물가와 실업률, 가계부채 규모 등 국가경제지표에 평소 관심이 많다는 응답은 43.8%, 수출 및 대외신인도 같은 대외적인 경쟁력에 관심이 많다는 응답은 32.7%에 머물렀다. 특히 대외경쟁력에 대한 관심도는 2014년에 비해 크게 낮아진(14년 48%16년 32.7%)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 연령이 높을수록 국가경제지표(20대 35.6%, 30대 37.6%, 40대 46%, 50대 56%)와 대외 경쟁력(20대 22%, 30대 26.4%, 40대 34.8%, 50대 47.6%)에 대한 관심이 훨씬 많았다. 지역경제에 대한 관심도도 낮기는 마찬가지였다. 현재 살고 있는 동네/지역의 경기가 좋은지 나쁜지에 관심이 많다는데 10명 중 4명(39.8%)만이 동의한 것이다. 해외 경제상황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낮은 수준으로, 전체 31.7%만이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소비자가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가계경제와 소비생활과는 달리 국가경제와 지역경제, 대외경제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들이다. 다만 평소 시간부족을 많이 느끼는 소비자들이 오히려 국가경제지표(시간부족 자주 경험 55.7%, 약간 경험 41.5%,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39.3%)와 대외경쟁력(시간부족 자주 경험 40.9%, 약간 경험 32%,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27.9%), 지역경제(시간부족 자주 경험 43.8%, 약간 경험 43%,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30.5%), 해외경제(시간부족 자주 경험 40.9%, 약간 경험 33%,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22.4%)에 대한 관심도가 훨씬 높다는 것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즉, 평상시 업무 및 자기계발에 쫓기며 바쁘게 살수록 오히려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크다는 해석을 가능케 했다.
열에 여섯은“요즘 뉴스만 보면 화가 난다”
전체 10명 중 6명(61.1%)이 요즘 뉴스만 보면 화가 난다고 응답할 만큼 한국사회의 현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분노가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2014년(59.1%)에 비해 이런 분노지수는 높아졌으며, 남성(56.4%)보다는 여성(65.8%), 20대(52.8%)보다는 30대 이상(30대 64.8%, 40대 63.2%, 50대 63.6%)에서 뉴스를 보면 화가 난다는 응답을 많이 했다. 특히 현금 부족(자주 경험 67.3%, 약간 경험 58.9%,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46.2%)과 시간부족(자주 경험 71.4%, 약간 경험 62.7%,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50.4%)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 어렵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요즘 뉴스가 위안은커녕 절망과 분노만을 가져다 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2명 중 1명은 평소 우리나라의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에 관심이 많고(49.9%),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꼭 챙겨보는 편(49.8%)이라고도 밝혔다.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고(시간부족 자주 경험 55.7%, 약간 경험 50.7%,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44.1%),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챙겨보는(시간부족 자주 경험 54.2%, 약간 경험 50.9%,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44.5%) 경향이 강했다. 앞서 경제적 이슈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문제 역시 여유 없는 일상생활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특징이 보인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 수준은 비슷했으나(20대 48%, 30대 46.4%, 40대 52.4%, 50대 52.8%), 뉴스를 챙겨보는 쪽은 주로 고연령층(20대 38%, 30대 43.6%, 40대 54.4%, 50대 63.2%)인 것으로 나타나, 젊은 층의 적극적인 관심은 부족하다는 해석도 가능케 했다.
한편 정치적 문제에 대한 관심도는 다른 사안에 비해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 평소 우리나라의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응답은 전체 37.3%로 2014년(41.3%)에 비해서도 정치 외면 현상은뚜렷해지고 있었다. 역시 현금부족(자주 경험 36.3%, 약간 경험 40.5%,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29.1%)과 시간부족(자주 경험 40.4%, 약간 경험 38.5%, 별로/전혀 경험하지 않음 32.7%)이 클수록 정치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뚜렷했다. 전반적으로 정치에 대한 기대는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었다. 정치적인 문제가 먹고 사는 문제와 별로 관계가 없다는 의견은 전체 10명 중 2명(20.1%)에 불과했으나, 내가 처해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정치인과 정당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한다는 응답도 단 13.8%에 그쳤다. 정치가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사회전반에 걸쳐 크다고 미뤄 짐작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