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창조시대와 초연결 사회의 정의
“30~40년 동안 있었던 신자유주의는 경쟁과 시장 원리, 차등 보상을 통해서 혁신, 성장, 번영 등을 추구하는 사조입니다. 이를 통해 30여 년 동안 지구촌은 많은 혁신과 성장을 이뤘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무한 경쟁을 하다 보니 경쟁력 있는 집단이 더욱 유리해졌죠. 반면 경쟁력 없는 집단은 불리해졌습니다. 무제한으로 경쟁하니 국가, 기업, 개인도 경쟁력을 갖춘 사람만이 지속해서 발전했습니다. 나머지 사람은 계속해서 도태했습니다”
윤은기 회장은 신자유주의가 경쟁원리, 차등 보상 등을 해서 엄청나게 발전한 동시에 심각한 양극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덕분에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상처 입은 개인도 많이 늘어났다. 이와 같은 현상을 비춰봤을 때, 윤 회장은 “신자유주의는 수명을 다했다”고 단언했다.
신자유주의가 엄청난 성과도 선물한 대신 심리적인 불안감, 분노 사회 등의 문제를 야기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윤 회장의 말에 의하면 이것을 뜯어고치려는 것이 ‘자본주의 4.0’으로 경제민주화 동반성장 등의 철학이 나타났다. 윤 회장은 “인간은 시대적 가치를 벗어나 살 수 없고, 역행할 수 없다”고 말을 이었다.
이러한 배경은 윤 회장이 ‘협업’에 지난 2년 2개월간을 몰두해온 이유기도 하다. 신자유주의와 제3의 물결 등의 패러다임이 이렇게 막을 내렸고, 새로운 제4의 물결이 온다는 판단으로 도전한 것이 ‘협업’과 ‘융합’이다. 이러한 성공 사례를 연구하고 조사하며, 30여 년 전부터 푹 빠졌던 정신적 지주인 미국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어떻게 세상을 미리 내다보고 예측하는지 감탄했다. 토플러의 말이 모두 맞아 떨어졌다. 실제 우리나라가 이런 절차를 거쳐 발전해온 것이 윤 회장에게는 신기할 뿐이다.
제4의 물결 효시 스티브 잡스 “창조는 연결하는 능력”
그렇다면, 제4의 물결의 효시는 누굴까. 윤 회장은 여기에 합당한 인물로 스티브 잡스(Steve Jobs)를 꼽았다.
“잡스를 기업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신문명을 개척한 개척자이자 선각자이며, 신문명의 지도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가 만든 것에 사람들이 왜 주목하겠습니까? 많은 돈을 벌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잡스가 ‘창조는 연결하는 능력이다’라고 말했었죠. 지금까지 한 우물을 깊이 파고 들어가서 아이디어를 길러내는 것을 창조라고 정의했다면, 잡스는 ‘융복합 창조’를 읽어 낸 것입니다. 창조는 누구나 할 수 있죠. 다른 것을 연결하면 거대한 시너지, 즉 메가 시너지가 나옵니다. 이것을 이론적으로 찾아내고, 실제 기업 ‘애플’을 만들면서 다른 사람들이 잡스를 좇았습니다. 한 시대의 선각자였기에 사람들이 이에 빠져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윤 회장은 애플이 정보통신(IT) 회사인데 ‘우리는 기술을 인문학과 연결해 창조한다’라는 진보적인 생각을 함으로써 성공한 사례라면, 미국의 아마존도 이와 마찬가지이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그룹 알리바바 마윈(马云·Ma Yun·Jack Ma) 회장은 스티브 잡스의 붕어빵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 우리나라에도 제4의 물결의 도래로 융복합 창조나 서로 다른 업종끼리의 협업을 해야 하는데, 지금 서로 두각을 나타내는 것으로는 ‘카카오’와 ‘쿠팡’ 등이라고 전했다. 이 두 회사에 특이한 점이 있다는 말이었는데, 실제 카카오는 수요가 발생한 만큼 제품을 생산·유통하는 모바일 주문생산플랫폼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MAKERS with kakao)’ 서비스를 시작했다.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카카오가 가진 모바일 경쟁력을 이용해 소비자와 생산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014년 11월 발표했던 소셜임팩트 사업의 첫 번째 모델로, 4천800만 명의 카카오톡 이용자를 기반으로 제조회사가 먼저 샘플을 보여주고 이용자의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식이다. 이윤을 만들 수 있는 최소생산수량(Minimum Order Quantity·MOQ) 이상의 주문 건만 생산함으로써 평균 20%가량의 재고물량을 없앤다. 덕분에 소비자는 재고비용이 제거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카카오 소셜임팩트팀의 전석원 TF장은 “제조업 종사자를 만나보면 좋은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고도 재고 문제로 사업을 존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의 선주문 시스템에 거는 기대가 높다”며 “이용자가 기다리면서 살 수 있는 독특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셜커머스 쿠팡은 농협과 협업해 우리 농산물 판매를 지난해 9월부터 판매했고, 2014년에는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과 함께 협력해 공산품과 의류 상품 검증을 강화했다. 덕분에 쿠팡은 유아용 장난감과 액세서리부터 의류까지 전문기관의 사전 검증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이것은 안심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쿠팡의 노력으로 추정된다.
윤 회장의 말에 의하면 이외에도 한국에는 이런 기업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연결이 곧 창조다. 서로 다른 것끼리 연결하라”고 말하는 윤 회장은 이러한 초연결 시대의 구체적인 방법이 ‘협업’이며, 협업이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과 개인의 운명도 바꾸는 시대를 꿰뚫고 있는 토털 솔루션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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