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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혁신, 스마트공장] ⑧공정 현대화 ‘소통 물꼬’
김지성 기자|intelligence@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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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혁신, 스마트공장] ⑧공정 현대화 ‘소통 물꼬’

뿌리기업 명가이자 스마트공장 롤 모델로 도약

기사입력 2016-07-08 12: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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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정부가 뿌리산업의 스마트화(化)를 통해 제조업 부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정부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스마트공장 추진단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관련 예산이나 정책도 구체화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 협조아래 스마트공장 우수사례 기업을 소개한다. 또 한번의 한국 제조업 중흥을 기대해 본다.

최근 업종별 대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을 위한 기업(기관)간 협력 강화 및 정책적 지원 합의가 이뤄졌다. 새한진공열처리 이상일 대표는 “지난 30년간 주말이나 명절에 저와 직원들이 마음 편히 쉬어 본 적이 없다. 언제 주문이 들어올지 몰라 항상 출근해 대기해야 했다. 하지만 스마트공장을 통해 생산일정을 계획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제조업 혁신, 스마트공장] ⑧공정 현대화 ‘소통 물꼬’


열처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진행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아 국내 2~3개에 불과한 뿌리기업 명가로 선정된 (주)새한진공열처리가 제조 공정 전반에 걸친 ICT 기술 접목을 통해 또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터치스크린 등 공정별로 효율적인 디바이스를 다양하게 도입하고, 이를 통해 주문 수주부터 열처리 및 템퍼링과 연마 공정, 출고 후 납품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데이터화 하고 자동으로 제어하는 것에 더해 열처리 업종의 고질적인 난제인 전력 절감 제어 시스템까지 구축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그 비결은 경영자가 바뀌지 않으면, 위에서부터 달라지지 않으면 회사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한 경영자와 젊은 도전 정신으로 시스템 구축을 주도한 리더, 그리고 그들과 함께 뜻을 모아 시스템 안정화를 이룬 직원들의 화합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달라진 공정은 작업의 효율을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적을 망라한 직원들 간의 열정적인 소통을 이끌어 내 기업 문화까지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하게 했다.

이 회사는 지난 1987년 설립한 이후 노트북과 개인용 PC 금형 부품의 열처리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쌓아 대형 TV를 비롯한 일반 가전, 자동차 부품으로 제조품 분야를 확대해 왔다. 진공열처리, PIT 열처리, 침탄열처리, 질화열처리, 서브제로(Sub-Zero)열처리 등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 자체적인 지그 개발과 적용은 물론 활발한 연구 개발을 통해 다양한 소재와 방식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고객사의 만족을 얻어 왔다. 특히 열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치 변형을 제어하는 기술력과 더불어 -150℃ 이하의 온도에서 고경도, 내마모성을 띠게 하는 서브제로열처리 공정에서 가격과 수치 제어 면에서의 경쟁력은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 화려한 수식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성장하기까지 남모를 고통이 녹아 있었고, 이는 전보다 더 나은 수준으로 도약할 걸림돌이 돼 왔다고 이상일 대표는 당시를 회고했다.

“열처리 분야는 늘 일정한 온도와 가동 상태로 설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365일, 24시간 ‘일’을 멈출 수 없어 뿌리 산업에서도 힘들기로 유명한 업종입니다. 사소한 제어 실수로도 큰 불량이 발생할 수 있고 일이 힘듦에 반해 상대적으로 수익은 떨어지죠. 우리의 처지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공정의 제어와 품질 유지에도 작업자 개인의 직관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던 올해 초 스마트공장 구축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하게 됐다.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 관계자가 회사를 방문해 해당 사업을 설명할 때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이상일 대표는 설명한다. 심지어 “스마트공장이요? 그런 공장을 새로 지어 주는 건가요?”라고 되물을 정도였다고 웃음을 지었다. 사실 적지 않은 중소기업 CEO들이 스마트공장을 처음 접할 때 이와 다르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 회사가 어떻게 변화할 지는 그 질문에서 멈추느냐 한 걸음 더 나아가느냐의 문제였다. 새한진공열처리는 두 세 걸음 성큼 나아가기를 선택했다.

의심을 의지로 바꾸다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 관계자로부터 처음 생산 이력 추적이며 ERP, MES 등 어려운 말들이 쏟아져 나올 때는 이해가 안 돼 대화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고, 은근한 반발심마저 생겼다고 한다. 그렇게 서로가 무거운 마음으로 헤어진 후 유럽 출장 중에 해당 사업의 설명회 소식과 참석 설득을 몇 차례나 받았고 일단 공장장을 보냈다. 솔직히 ‘빈자리나 채우자’는 심정에 가까웠다는 것이 이상일 대표의 설명이었다.

“대체 어떤 사업인지 궁금해져 이성환 대리를 아예 대한상공회의소로 출근시키다시피 보내 더 알아보라 했죠. 그런데 회사로 돌아와서는 ‘무조건 해야 합니다. 이걸 하지 않으면 우리는 바뀌지도 발전할 수도 없습니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거에요. 그래서 귀를 기울여 차근차근 설명을 들어봤죠. 사실 당시 모든 말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그래, 해 보자’ 하는 결심으로 바뀌어 갔죠.”

새한진공열처리에 도입하기로 최종 결정된 시스템은 SHVHT Smart Manufacturing Management System(이하 SSMMS)였다. 효율적인 생산 관리와 품질 관리를 위해 제조실행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영업 담당자가 고객사의 주문을 받아 등록하면 이후 원제품 입고 등록과 각 열처리 공정 실적 등록과 출고 후 납품까지의 모든 이력이 ICT 기술로 제어되고 측정되며, 그 과정에서의 작업 이력은 데이터로 고스란히 남게 된다. 열처리 설비가 어떤 패턴으로 몇 시에 가동을 시작하고 멈췄는지, 작업자의 작업량과 불량 검사 등에 대한 이력도 실시간 확인 된다.

특이한 점은 최초 주문 등록과 원제품 입고 등록 등은 모두 영업자의 스마트폰과 입고 담당자의 태블릿 PC 등을 통해 처리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점이다. 그리고 각 공정에는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PC를 통해 현장 작업자가 열처리 사양 등을 지시 받고 작업 이력을 입력하며, 출고와 고객사로의 배송 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어 ICT의 활용 범위를 다양한 디바이스로 확대했다.

이성환 대리는 회사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인 전력 사용 절감에도 상당한 효과를 줄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을 더했다고 말했다.
데이터에 근거한 정확한 공정 제어가 이루어지면서 품질이 더욱 안정화됐고, 동시에 불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열처리 후 경도 시험 등을 거칠 때 데이터가 근거로 남고 공장장 승인 후 제품이 출고되는데, 이 시험 성적서는 따로 수기로 작성할 필요 없이 고객사가 원한다면 스마트폰으로 전송이 가능해졌다. 물론 고객사는 이 시험 성적서 뿐 아니라 주문 후 공정 과정과 예상 출고일까지 공유할 수 있어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었다.

변화가 가져 온 최고 성과 ‘소통과 열정’
변화는 서서히 드러났고, 체감 속도는 더욱 느렸지만 이상일 대표의 의지와 더불어 직원들의 교육을 주도하며 지속적으로 이해시킨 이성환 대리의 노력이 있어 성과는 분명히 드러났다. 그리고 실제 제품의 품질이 향상되고 전력이 절감되며 고객사의 신뢰가 높아진 것 외에 회사 내부에서 얻은 성과는 더 의미 있다고 한다.

“우리 회사 직원 가운데 절반 정도는 외국인 근로자이고 그들은 현장 근로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죠. 그들이 없으면 365일 설비를 가동하기란 불가능해요. 그러나 우리 ‘말’은 익숙해져도 ‘글’은 쉬 깨우치기 힘드니 작업 사양과 지시를 담은 문서는 무용지물에 가까웠어요. 정확한 설비 제어와 품질 관리가 힘드니 그만큼 불량률도 높은 편이었고요. 그런데 작업 지시와 공정 현황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를 통해 나타나고 자신의 작업 내용을 손수 입력하고 확인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작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니 적극적인 태도로 바뀌었고, 서로의 작업을 챙기기까지 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 시스템은 작업의 실제 담당자인 외국인 근로자들에 적합하다는 걸 깨달았죠. 솔루션 업체에 ‘외국인 근로자의 눈높이에 맞춰 구축하라’는 주문도 했습니다.”

두 사람의 판단은 정확했다. 각 작업자에게 부여한 계정은 자신의 사진을 ID로 설정토록 해 한글을 몰라도 사진만 보면 누구의 작업인지, 어떤 작업을 진행 중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더 값진 성과도 있었다며 이상일 대표는 조금 더 들뜬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갔다.

전에 없던 ‘토론 문화’도 생겨났다고 한다. 반신반의로 시작한 스마트공장 구축에 회사의 근본적인 문화까지 바꾸었음을 실감하면서 이상일 대표는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지하고 주변에 알리는 일을 마다 않게 됐다.

끝없는 혁신과 변화 갈망

“열처리 기업에서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려 해도 여러 어려운 점이 있어요. 열처리 제품에 바코드 부착식 이력 추적을 할 수 없다는 점도 그 가운데 하나죠. 우리는 이번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 노하우를 언제든지 동종 업계 종사자들과 나눌 준비가 돼 있습니다.”

‘스스로 변하니까 이렇게 회사가 달라지는 구나’ 하는 큰 변화를 경험한 이상일 대표는 이성환 대리 같은 젊은 직원의 적극성이 없었으면 그 변화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한다. 그런데 이 ‘젊은 직원’이 이토록 회사의 의미 있는 변화를 앞장서 주도한 데는 그가 이상일 대표의 맏아들이자, 새한진공열처리가 뿌리기업 명가로 선정된 이유(경영권의 친족 승계)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 숨어 있었다. 당연히 회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열처리에 대한 관심이 커서 스스로 전공을 관련 분야로 정하고 실력을 키웠으며, 사내에서도 차근차근 일을 배워가며 현장에 자연스레 적응하고 동화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스마트공장 구축을 주도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이상일 대표와 임직원들의 인정도 받았다. 절로 갖춰진 좋은 조건 보다 본인의 노력과 실력으로 뿌리기업 명가의 권위를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해낸 셈이었다.

전시 현장에서 놓치기 쉬운 기술 흐름을 포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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