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세밑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설 명절을 앞둔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 역시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확인돼 명절을 앞둔 서민들의 어깨가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가 최근 전국 98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설문에 임한 중소기업의 절반에 달하는 48.5%의 기업이 이번 설을 앞두고 자금사정에서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사정을 곤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매출감소(66.4%)로 꼽혔으며, 판매대금 회수지연(35.7%), 원자재가격 상승(24.7%), 납품단가 인하(21.6%), 금융권 대출 곤란(18.8%) 등이 그 뒤를 이었다(복수응답 가능), 특히, 작년과 대비해 원자재 가격상승(12.2%p), 금융권 대출곤란(6.0%p)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이 설 명절에 필요한 금액은 평균 2억2천340만 원으로 지난해(2억840만 원)보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 중 부족한 금액은 7천310만 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은 32.7%로 지난해(26.4%)보다 6.3%p 높은 수준이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의 경우, ‘곤란하다’는 응답은 37.1%로 ‘원활’ (12.0%)보다 25.1%p 높게 나타났으며, 작년(25.3%)대비, 자금조달 여건 ‘곤란’ 업체가 11.8%p 증가했다.
금융기관과의 거래시 느끼는 애로사항은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관행(38.4%), 부동산 담보요구(28.9%), 신규대출 기피(28.4%), 高금리(25.1%) 순으로 조사됐다.
최근 이러한 현상은 중소기업이 매출 및 담보물건의 가액 감소 등에 따라 금융권에서 자금회수, 금리 인상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아울러 일부 장기 보증이용기업은 보증기관으로부터 보증감축 대상기업으로 통보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이원섭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보통 설 명절이 되면 소비가 증가 하면서 새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데 올해는 설 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고 중소기업인들이 전하고 있다”며 “청탁금지법 시행 후 첫 번째 맞는 설 명절이고, 조류독감 파동에 정치적인 상황까지 겹쳐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는데, 이렇게 어려울 때 금융기관과 금융당국이 먼저 나서서 중소기업 설 자금 확보를 챙겨주는 역할과 노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