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러시아 중앙은행이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러시아의 기준금리는 기존보다 0.25% 인하된 9.75%가 됐는데, 이는 경제구조조정을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KOTRA 모스크바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인 엘비라 나뷸리나는 기준금리를 9.75%로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0%대를 유지해오다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인하한 것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배경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경기회복 ▲재무부의 외환 매입 관련 단기 위험 ▲경제발전 지속 예상 ▲중장기적 경제 안정성 확보를 근거로 언급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크게 둔화돼 지난해 말 5.4%였던 물가상승률이 지난달 20일에는 4.3%로 떨어졌다. 이는 올해 목표 수준인 4%에 매우 근접한 수치다. 인플레이션 둔화의 주요요인은 소비자 수요 제한, 가구의 저축 선호도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러시아 경제는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2008~2009년 위기 상황과 비교했을 때 2015~2016년 경기 침체 폭은 줄어들고 회복 역시 예상보다 빨리 시작됐다.
러시아 재무부가 외환 정책에 개입했지만 단기 위험은 없었다. 재무부가 외화를 구입하면 환율 및 인플레이션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는 예상이 있었지만 외환시장은 안정적이었으며 환율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저유가를 가정하는 경제 시나리오에 따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 있겠으나 그 이후에는 경제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이 누적된 이익을 활용해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측되고 소비자 수요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목표 수준의 인플레이션 유지를 위한 위험 요소는 존재하고 있다. 석유, 금속 등의 산업에서 생산자 가격 증가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세계 식료품 중 유제품, 육류, 설탕의 가격 상승도 인플레이션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단기적으로는 여러 가지 물가상승 요인에 대해 대응하기보다는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에 가깝게 유지하기 위해 2~3년간의 긴축 통화정책 유지가 필요하다.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측은 “중앙은행이 전반적으로 회복기에 들어선 러시아 경제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하면서도, 러시아 경제의 구조 개선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구조조정을 위해 긴축 통화정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