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기반 ‘실험실 일자리’ 1만개 만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5일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연구성과 기반 ‘실험실 일자리’ 창출 선포식을 개최하고 고급일자리 1만개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주요 유관기관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성과 기반 실험실 일자리’란 정부 R&D 성과물의 기술이전․창업 등 사업화를 통해 창출된 일자리 뿐 아니라, 후속R&D, 사업화모델 마련 등 기술사업화 수행과정에서 발생되는 일자리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는 종전의 기술이전 및 기술료 관점에서 연구성과를 추구하던 것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기초원천 연구개발에서 나온 우수 결과물이 기술사업화 활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고급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그간 주요 기술사업화기관의 기술사업화 과정 및 결과에서 창출된 일자리 성과를 바탕으로 중기재정계획 및 일자리 추세 등을 고려해 향후 5년간 도전할 목표치(1만개)를 제시했다.
실험실에서 나온 연구성과를 기술사업화하기 위해서는 ▲기초원천 R&D를 통해 개발된 기술을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성숙시키는 ‘후속 R&D’▲시장분석, 대상고객 설정 등을 지원하는 ‘사업화 모델 구축’▲기술박람회 등을 개최해 기업과 기술보유 연구자를 서로 찾아주고, 협업하도록 도와주는 마케팅▲지식재산권(IP) 전략 수립, 사업 노하우 전수 등을 지원하는 ‘멘토링’▲기술창업 및 기업성장 자금을 지원하는 ‘펀드’ 등의 체계적인 활동들이 필요하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및 출연(연) TLO 등을 통해 올해 기준, 약 1천600여억 원의 기술사업화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대학 등의 연구실이 보유한 유망기술을 선별하고, 기술수요 기업과 연결하기 위해 미래기술마당(온라인, DB 4천500건) 및 다양한 기술설명회·박람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대학·출연(연)의 기술사업화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대학 내 기술이전조직(TLO)과 기술지주회사의 통합 경영을 지원하고,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출연연이 공동 출자한 공동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해 보유기술 창업 및 투자, 성장관리 등을 전담하고 있다.
출연(연) 보유기술 이전 건수는 지난 2013년 2천245건에서 2016년 3천712건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공공 기술기반 창업기업 수도 2013년 209개에서 올해 8월말 기준, 788개(누적)로 증가했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전체기업의 1~10%인 고성장기술기업이 신규 일자리의 45~74%를 창출하고, 특히 미국은 4%의 벤처기업이 60%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조사된 바 있다.
벤처 창업자들의 천국인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미국 스탠포드대학교는 다양한 기술사업화 활동 등을 통해 그간 약 54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학 연구실 등의 기술에 기반한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잠재력이나 기업경쟁력은 비단 선진국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혁신형 기술창업 기업의 평균 고용규모는 9.5명으로 전체 창업기업의 평균 2.85명에 비해 우수했고, 창업기업의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으로 불리는 창업 5년차 생존율도 기술창업 기업의 경우 80%이상으로 일반 창업기업의 27%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최초의 점자 스마트워치’ 개발로 주목받고 있는 ㈜닷(DOT)은 2016년 차기 사업아이템인 ‘점자 스마트 패드 개발’에 기술애로를 겪던 중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에서 진행하는 기술이전 설명회에서 수요기술에 근접한 점자 디바이스 제작기술을 매칭 받았으며, 이후 핵심특허 및 노하우 이전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으로부터 제품 상용화 등을 위한 후속 R&D 예산을 지원받아 연구를 진행하면서 12명의 신규일자리 및 약 55억 원의 신규투자를 창출했다.
제28호 연구소기업인 ㈜수젠텍은 지난 2011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자회사인 에트리홀딩스(주)로부터 ‘유비쿼터스 바이오칩리더기 기술’을 출자 받아 디지털 임신․배란 테스트기 ‘슈얼리’ 개발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기술사업화 예산(12억 원) 지원 뿐 아니라 특구 일자리창출펀드(30억 원) 및 마이크로 VC펀드(10억 원) 투자유치 등을 연계함으로써 제품상용화를 지원 사격했다. 그 결과, ㈜수젠텍은 미국 FDA 제품승인과 함께 유럽연합의 CE인증에 성공했으며, 2016년 11월 연구소기업 최초로 코넥스에 상장, 지금은 직원수 44명, 시가총액 350억 원에 이르는 회사로 성장했다.
과기정통부 이진규 제1차관은 축사를 통해 “과기정통부는 기초원천 R&D 성과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기반 고급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오늘 ‘연구성과 기반 실험실 일자리 창출’을 시작으로 앞으로 서비스일자리, 지역일자리 등 다양한 일자리 창출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과학기술기반 일자리중심대학’으로의 대학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기획연구 중간발표회도 함께 진행됐다. 대학은 연간 약 4.2조원(2015년 기준)이 넘는 정부 R&D를 수행하는 만큼 R&D를 토대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데 중심역할을 해야 하나, 그동안은 그렇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톨릭관동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3개 연구팀이 참여한 동 기획안에는 과학기술기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학이 어떻게 변화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토대로 △대학 연구실 기술기반 창업을 통한 일자리창출, △대학 보유기술을 활용한 중소기업 일자리창출 지원, △대학 인근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생태계 조성(가칭 과학기술기반 일자리클러스터)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과기정통부는 동 발표회를 통해 제시된 의견수렴을 토대로 ‘과학기술기반 일자리중심대학’으로의 대학 역할 유도를 위한 계획을 마련하고 교육부, 중기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기존의 교육과 연구를 통해 ‘사람을 키우는 대학’에서 사람이 일할 ‘일자리를 키우는 대학’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