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울산지역 기업들이 석유화학의 역대급 호황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업종의 불확실성 지속으로 인해 10분기째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울산상공회의소가 지역 내 1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86’으로 조사됐다. BSI는 기업들의 현장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전분기에 비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는 무엇보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본격적인 사드보복의 장기화, 북핵리스크 증대, 한미FTA 재협상국면, 세계경제 회복 불확실성 증가 등 대외적인 요인에 따른 한국경제의 급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대내적으로는 자동차, 조선업계 등 주력산업 전반의 위기 확산, 기업투자 감소, 소비부진의 악순환 지속 가능성 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주요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81)는 통상임금 및 현대차 노조 새집행부 변수 등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와 미국과 중국 G2시장에서의 경쟁심화와 모델노후화 및 취약한 제품군 등으로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또한 추가적인 사드보복조치와 한미FTA 재협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산자동차 및 부품수출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그러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전략적으로 출시한 소형 SUV 코나와 제네시스 G70으로 수익성 확대와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시점에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와 함께 자율주행차 시대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유럽 및 중동, 오세아니아 등에서의 수출 증가세는 체감경기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95)은 국제유가 상승세와 함께 세계시장에서 석유화학 제품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기본 원료인 에틸렌 수요 및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유럽과 미국의 대형 경쟁사들의 연이은 악재로 공급중단사태를 맞으면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다만 신흥국으로 확대되는 보호무역규제, 탄소배출권 규제 등의 불안요인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석유화학산업의 사이클 산업 특성상 과잉공급으로 갑자기 어려운 시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조선(57)은 사상 최악의 수주난을 겪은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다소 개선되긴했지만 계속된 일감 부족현상으로 경기회복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인 발주 가뭄으로 인한 일감 부족이 하반기부터 현실화되면서 순환휴직 및 휴업 실시와 이에 따른 노사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세계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그 영향으로 한국의 최대 라이벌인 중국조선업계도 수주부진과 이익감소, 외부위험증가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이런 상황들이 오히려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업체에게는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중국 사드보복을 체감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니다(53%)’가 ‘그렇다(47%)’보다 6% 높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사드보복초기(3월)와 비교했을 때 ‘그대로다(84%)’가 ‘더 악화됐다(16%)’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FTA 발효이후 5년간 미국으로의 수출환경 변화는 ‘더 나아졌다(9%)’보다 ‘그대로다(91%)’는 응답이 훨씬 많았다. 이어 상생협력, 공정거래관행, 중소기업지원, 규제환경, 반기업정서는 지난 상반기와 비교해 ‘변화없다’가 75.0%에서 82.1%로 대부분의 의견을 차지했으며, 세부적으로 상생협력, 공정거래관행, 중소기업지원 등은 소폭 개선됐다는 의견과 반대로 규제환경, 반기업정서는 악화됐다는 의견이 개선됐다는 의견보다 6배정도 많았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슈퍼사이클의 진입초기에 있는 석유화학산업이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지만 자동차, 조선산업의 침체 장기화로 본격적인 경기회복세를 보이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기업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폭적인 규제완화와 기업경영환경의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