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현대 사회는 늘 변화의 변곡점에 있다. 그 변화에 적응해야 도태되지 않고 더 나은 모습으로 변태(變態)할 수 있다. 많은 산업 분야에서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고 있는 현재, 잉크 냄새를 물씬 풍기던 잡지 산업 역시 온라인과 마주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잡지산업의 발전을 위한 ‘매거진 혁신 포럼’이 29일 서울시 여의도동 사학연금회관에서 개최됐다. 산업다아라(법인명 ㈜산업마케팅) 김영환 대표이사와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과 김도형 과장이 강연자로 나섰으며 이 날 전국에서 모인 잡지발행인과 종사자들은 토론을 통해 잡지의 성공적인 온‧오프라인 구축 사례에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화되면서 많은 이들이 ‘언젠가는 모든 것이 온라인화 될 것’이라는 짐작은 막연하게 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발맞춘 전략을 실제로 실행에 옮긴 이들은 많지 않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김영환 대표는 삿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채 등장해 주목을 받았으며, ‘매거진 비즈니스 온라인 혁신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영환 대표는 1991년 산업체 관련 정보지 월간 산업제품정보 타블로이드판 잡지를 창간한 뒤, 온라인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일찌감치 캐치했다. 김 대표는 “많은 이들이 시기상조라며 뜯어말리던 1999년 당시,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았던 전 직원 모두가 독수리 타법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를 하나하나 입력해 가며 산업 전문 검색엔진 ‘인웹진’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이것이 온라인으로의 시작점이었다는 김 대표는 온라인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해서 오프라인을 방치하지 않고 매거진도 시대변화에 따라 판형과 제호를 바꾸며 변신을 거듭해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강연 도중 ‘이제 잡지는 끝났어’라고 적혀 있는 2002년도 다이어리에 적힌 메모를 보여줬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오프라인 시대, 인쇄의 시대는 끝이 날 것이라는 예측과 판단을 한 것은 콘텐츠가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이제 ‘잡지’를 파는 시대가 아닌 ‘정보’를 파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온라인의 진화속도와 비례했을 때 종이로 된 페퍼지(Paper)가 설 자리를 잃은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하며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논제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온라인 혁신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김 대표는 직접 산업인을 만나 마케팅하는 오프라인 소통 전략 또한 잊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산업 전시회를 다녀본 이라면 삿갓을 쓰고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전시회장을 누비는 ‘삿갓맨’을 한 번쯤 본 적 있을 것이다. 삿갓맨은 김 대표가 산업다아라의 온라인사업을 전하기 위해 설정한 상징적인 인물로, 김 대표 본인이 직접 삿갓맨을 자처하고 나서 국내외 산업전시회에서 산업인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삿갓, 도포, 짚신을 마케팅 도구 삼아 현장 곳곳에서 산업인들을 만났다”며 “‘절실함’과 ‘용기’로 만들어낸 삿갓맨을 통해 자존심을 잃기도 했지만 더 큰 의미의 자존감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김 대표는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는 필수적이기에 모바일이 지배하고 있는 현 트렌드에 맞춰 나가야 한다”며 “똑같은 방식과 방법이 아닌 각기 다른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서 온라인과의 연계성을 찾아 도전하는 계기로 삼아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