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현재 국내의 핀테크 산업은 그 실체가 뚜렷하지는 않지만 ‘삼성페이’ 또는 ‘카카오페이’와 같은 각종 지급 결제 서비스가 활성화됨에 따라 그 모양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자금융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던 공인인증서, 액티브X는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폐지가 추진되는 등 금융 산업에 빗장이 풀리고 있다. 이 가운데, 대만이 세계 5번째로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를 도입키로해 주목받고 있다.
KOTRA 타이베이 무역관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핀테크 육성을 위한 ‘금융규제 테스트베드 제도’를 올해 2분기부터 시행한다. 시범서비스 기간은 최장 36개월로 영국 3~6개월을 비롯해 싱가포르 6~9개월, 호주 12개월, 홍콩 18개월에 비해 앞선 시행국보다 더 긴 것이 특징이다.
대만의 모바일결제 보급이 확대되면서 2016년 12월 말 23억6천만 신 타이완 달러에서 지난해 10월 말 131억 신 타이완 달러로 몸집이 커졌다.
신용정보사 중화크레딧(CRIF)이 대만 금융지주사 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만 금융기관의 핀테크 투자액은 2016년 기준 12억5천200만 신 타이완 달러 수준이다. 조사 대상 미포함 9개사를 감안하더라도 아태지역 투자액은 2016년 기준 112억 달러다.
다국적 컨설팅 기업 PwC가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글로벌 핀테크 리포트’에서 대만의 핀테크 서비스는 지불결제 83%, 자산관리 74%, 자금이전 57%, 보험 52%, 저축 43% 순으로 조사됐다. 채널별 서비스 제공비중에 대해서는 아직 오프라인 지점 비중이 40%로 가장 높았으며 모바일·인터넷 비중이 각각 30% 초반으로 향후 이들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핀테크 발전 추세 속에 금융기관들이 혁신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는 자체 개발 역량 강화 78%, 핀테크 업체와의 협력 68%, 핀테크 업체 인수합병 40%로,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 관심은 빅데이터 88%로 가장 높았고, 모바일 기술 42%, 인공지능 38%, 정보보안 33%, 분산원장기술·DLT 33% 순으로 나타났다.
2017년 11월 회계·컨설팅 기업 KPMG가 발표한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중, 대만의 모바일 결제 앱 스타트업인 ‘탭페이(TapPay)'가 69위 랭킹에 올랐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DBST' 기술을 기반으로 블루투스와 오디오칩을 통해 모바일 결제를 지원해 대만에서 월 300만 건의 결제를 처리하고 있다.
PwC 보고서에서는 앞으로 5년 이내에 서비스 제공 주체가 핀테크 업체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개인 간 대출 68%, 저축 68%, 자산관리 59% 등의 순을 보였다.
이 외에도, 대만 금융기관들의 핀테크 시장진출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보험업계는 동남아에서 꾸준한 인기를 받고 있는 ‘라인 프렌즈’의 ‘라인페이’를 통해 인터넷 보험 가입 실적이 급증했다.
대만 금융기관들은 자체 기술개발 또는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서비스 혁신을 도모하고 있어, 한국 금융기관 및 핀테크 업체도 대만시장 진출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KEB 하나은행은 2016년 7월 대만 타이신은행과 핀테크 분야의 MOU를 체결하는 등 올해부터 한-대만 고객들에게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향후 국내 핀테크 산업 또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