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트럼프 美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경제 정책을 추진하며 무역협정 재협상, 세이프가드 조치, 수입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의 일환으로 미국은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반발해 EU는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며, 중국은 국부펀드의 미국 사모펀드 투자 지분을 매각하는 등 글로벌 무역전쟁 발발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
과거 무역전쟁이 발생했던 사례는 대공황 시기가 대표적이다. 1930년 미국에서 제정된 스무트-홀리 법안을 시발점으로 세계적인 무역 전쟁이 발생했다. 대공황 당시 보호무역주의 강화 및 경쟁적 자국 통화 평가절하로 세계교역량은 물량 기준으로 약 30%, 금액 기준으로는 60% 이상 줄었다.
주요국들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 충격을 가져왔다. 세계 산업생산은 경제가 정점이었던 1929년 6월 대비 1932년 7월에는 40% 가까이 줄었고 주식시장은 1932년 6월 약 70%까지 위축됐다. 실물경제 위축과 경기회복 지연으로 주요국에서는 실업자가 급증했다.
그렇다면 향후 발생 가능성 있는 미국발 무역전쟁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 무역전쟁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로 예측된다.
우선 국지적 무역전쟁이다. 미국의 수입품 전체에 대한 관세 부과 및 인상과 이에 대응한 EU, 중국의 미국산 수입품 전체에 대한 보복적 관세 부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글로벌 무역전쟁이다. 국지적 무역 전쟁이 확대되며 미국, EU,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로 관세 전쟁이 확대되는 것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는 과거 사례인 대공황 당시와 유사하게 다른 국가들의 경쟁적인 수입 관세 인상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실제 글로벌 무역전쟁이 세계 및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세계 평균 관세율이 1%p 높아질 경우 국가들의 교역량은 평균 0.48%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의 경우 전 세계 평균 관세율 1%p 인상 시 교역량은 0.58% 줄어들며 개도국의 경우 교역량은 0.3% 줄어들 것이다.
현재 전 세계 평균 관세율 수준인 4.8%에서 평균 관세가 10%로 높아질 경우 국가들의 교역량은 2.5% 줄어들며 평균 관세가 20%로 높아질 경우 국가 평균 교역량은 7.3% 급감할 것이다.
관세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교역량은 국내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대외 부문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특성상 실물경제의 충격은 불가피하다.
전 세계 평균 관세율이 현재인 4.8% 수준에서 10%로 높아질 경우 국내 수출액은 173억 달러 줄어들고 전 세계 평균 관세율이 20%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 국내 수출액은 약 505억 8천 만 달러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국내의 경우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출 감소는 경제 성장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전 세계 평균 관세율 4.8%에서 10%로 인상 시 국내 경제성장률 0.6%p 하락, 15%로 오를 시 경제성장률 1.2%p 하락, 20% 인상 시 경제성장률 –1.9%p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전 세계 평균 관세율 4.8%에서 10%로 인상 시 고용 15만 명 감소, 15%로 오를 시 고용 31만 명 감소, 20% 인상 시 고용 46만 명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발 통상전쟁이 주요국의 반발을 낳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최근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세계 경제에 타격이 예상된다.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경제 특성상 무역전쟁은 국내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무역전쟁 가능성에 대비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현대경제연구소 김천구 연구원은 이에 대해 3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우선, 김천구 연구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반대 하는 주변 국가들과의 통상 협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국제 공조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세이프 가드, 관세 인상 등 미국의 조치에 대해 우리나라가 단독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자유무역주의를 수호하는 중국, 유럽 등과 공동 대응을 통해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글로벌 무역전쟁 확산에 대비해 정부 및 기업의 선제적 대응 체계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 및 관련 기관과 기업은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지속해서 공유하는 등 긴밀하게 공조하고 이를 토대로 분쟁 발생 시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수출 시장 다변화와 내수 시장 확대를 통해 외부충격에 강한 경제 구조 구축해야한다”며 “수출 품목 및 지역의 다변화, 현지화 등을 통해 특정 대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완충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