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테슬라의 주가가 자율주행 시 발생한 차량 폭발사고, 신용등급 하락, 모델3 생산 목표 미달 등의 이유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아이콘이었기 때문에 주가의 움직임이 전기차 시장과 연동됐으나, 향후에는 연계성이 매우 낮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나아가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는 테슬라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의 주가 약세의 근본 원인은 강력한 경쟁자들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진입이고, 이 업체들에 배터리 공급을 국내업체들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최근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업체인 웨이모는 재규어 I-PACE를 플랫폼 차량으로 선정해서 2만 대를 구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웨이모는 프리미엄 전기차를 자율주행차로 채택하기 위해서 출시를 기다리다가 재규어를 선택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자율주행차는 레이다, 라이더 등 많은 센서들의 전력소모량이 커 배터리 용량이 큰 전기차에 적용돼야 한다. 테슬라의 전기차가 자율주행의 플랫폼으로 사용되기에 가장 적합하지만, 자율주행에서 경쟁자이기도 한 테슬라를 선택하기보다 대안을 선택한 것이다.
재규어 I-PACE를 필두로 아우디 이트론 콰트로, 메르세데스 EQ 씨리즈, 폭스바겐 I.D 씨리즈 등 프리미엄 전기차가 올 해부터 본격 시장에 판매된다. 테슬라의 아성이 위협받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최근 폭스바겐과 2025년까지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삼성SDI,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폭스바겐 뿐 아니라 BMW, 메르세데스, GM, 르노 등의 상위 완성차 업체들의 차세대 전기차향 배터리 공급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이다.
상위 배터리 업체들 중에서 테슬라에 의존하고 있는 파나소닉을 제외하고 국내업체들과 경쟁 가능한 업체는 현재까지는 중국의 CATL 정도이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증설 계획된 것까지 포함해 현재까지 확정된 것이 약 350GWh인 것으로 추정된다.
유진투자증권의 한병화 연구원은 “최근 배터리 공급계약을 발표한 폭스바겐이 2025년 연간 30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2025년에 대당 100KWh의 전기차를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300GWh의 배터리가 필요하다”라고 언급한 뒤, “폭스바겐 한 업체만 그렇다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배터리의 수요가 얼마나 폭발적으로 증가할 지 가늠할 수 있는 사례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기술표준을 주도하는 국내업체들에 대한 재평가는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