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증가하는데 비해 실적은 하락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발표한 보고서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정책 동향과 시사점’에 의하면, 벤처 투자에 대한 거품에 대비하고 민간 주도의 벤처 생태계 정착을 위해 M&A 활성화를 통한 회수시장 규모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경연은 보고서를 통해 벤처 신규투자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벤처투자는 전년 대비 10.7%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현 정부에서도 민간 주도의 벤처투자 활성화를 일관되게 추진한 결과라고 분석하며, 이 같은 정책방향은 향후 벤처투자 성장세를 지속시키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벤처투자의 급등세에도 벤처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증거를 찾기는 어렵다고 한경연은 말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기업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거품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의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를 보면 벤처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 간(2012~2016) 벤처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2012년 15.8%에서 2016년 7.9%로 하락했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또한 5.7%(2012)에서 4.4%(2016)로 줄었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기업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유동성 증가는 거품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책적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벤처투자 호조에도 불구하고 2017년도 회수금액이 전년도 대비 10.3% 감소한 것으로 타났다. 한경연은 회수시장의 부진은 우리나라 벤처투자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민간 주도의 벤처투자 생태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회수시장의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며, “2016년 기준 우리나라 회수시장 규모는 GDP 대비 0.06%에 불과하다”로 지적했다.
또한 “투자회수의 80%가 M&A를 통해 해결되는 미국에 비해, 국내 M&A 시장은 3%대에 불과하다”며, “벤처 M&A 시장에서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M&A 활성화에 장애가 되는 지주회사 규제, 금산분리 규제 등 각종 대기업집단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