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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혁신, 젊은 꼰대에 발목잡힌 한국
김진성 기자|weekendk@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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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혁신, 젊은 꼰대에 발목잡힌 한국

기사입력 2018-05-15 17: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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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 중견기업 A대리는 “소통을 활성화한다고 복장 자율화하고, 직급호칭을 없앴는데 정작 의견은 잘 듣지 않는다. 듣더라도 보고과정에서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제도로 변질되곤 한다. ‘청바지 입은 꼰대’들이 따로 없다”고 하소연 한다.

#. 대기업 B차장은 “강제 소등하고 1장짜리 보고서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변한 게 없다. 불 꺼진 사무실에서 스탠드 켜놓고 일하고, 1장짜리 보고서에 첨부만 30-40장이다. ‘무늬만 혁신’이다. 낭비이자 삽질이다”


여전히 상당수 직장인들은 기업문화 변화가 미흡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야근과 회의 문화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낙제점을 면치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통과 비효율, 불합리로 요약되는 국내 기업의 후진적 조직문화가 다소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근본적 변화 수준은 아니라는 게 직장인들의 생각이다. 국내 기업문화 현실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대다수 직장인들이 ‘청바지 입은 꼰대, 보여주기, 무늬만 혁신, 삽질’ 등의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무늬만 혁신, 젊은 꼰대에 발목잡힌 한국
2016년 vs 2018년 기업문화에 대한 평가(자료=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는 대기업 직장인 2천여 명을 조사한 ‘기업문화 진단 결과’와 국내 주요기업 8개사(대기업 3개사, 중견기업 3개사, 스타트업 2개사) 를 분석한 ‘조직건강도 심층진단 결과’를 담은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와 조직건강도 2차 진단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대기업 직장인 2천여 명을 대상으로 기업문화 조사 결과, 2년 전 후진적 기업문화 요소로 지적 받았던 습관적 야근, 비효율적 회의, 불통의 업무방식 등이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낙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문화 개선효과를 체감하는지’를 묻자 ‘일부 변화는 있으나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답변이 59.8%, ‘이벤트성으로 전혀 효과가 없다’는 응답이 28.0%로 직장인 87.8%가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근본적인 개선이 됐다’는 응답은 12.2%에 그쳤다.

세부항목별 변화를 보면 ‘야근’이 31점에서 46점으로 올랐으나 50점을 밑돌았다. 회의(39점→47점), 보고(41점→55점), 업무지시(55점→65점)도 모두 상승했지만 여전히 낙제수준이었다. 회식(77점→85점)만이 ‘우수’ 평가를 받았다.

기업문화 개선활동에 대한 평가에서도 ‘무늬만 혁신’, ‘재미없음’, ‘보여주기’, ‘청바지 입은 꼰대’, ‘비효율’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여전히 야근, 회의, 보고 등 주요 항목은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게 현실”이라며 “기업의 개선활동이 대증적 처방에 치우쳐 있어 조직원들의 피로와 냉소를 자아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주요 기업의 조직건강도를 심층 분석한 결과에서도, 조사대상 8개사 중 7개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약체인 것으로 진단됐다. 4개사가 최하위 수준, 3개사가 중하위 수준, 중상위 수준은 1개사인 가운데 최상위 수준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 영역별 진단결과를 살펴보면 책임소재, 동기부여 항목에선 국내기업이 상대적 우위를 보인 반면 리더십, 외부 지향성, 조율과 통제(시스템), 역량, 방향성 등 대다수 항목에서 글로벌 기업에 뒤처졌다.

조직건강 해치는 3대 주범은 ‘비과학적 업무 프로세스’·‘비합리적 성과관리’·‘리더십 역량부족’이 꼽혔다.

짐더미 자전거와 같은 ‘비과학적 업무 프로세스’
중견기업 A차장 “업무범위, 역할, 책임, 보고라인이 불분명하다보니 본래 내 일이 아닌 일들이 자꾸 추가가 된다. 덕지덕지 붙어 있는 짐더미 같다. 회사에서 내 역할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진다. 이러다 보니 서로 업무를 맡지 않으려고 미루기만 한다”

웅크린 거북이와 같은 ‘비합리적인 성과관리’
대기업 B과장 “선배들이 일이 몰리면 그냥 넘어지라고 조언한다. 한 번 그래야 더 안시킨다고. 어차피 연봉차이는 크지 않으니 거북이처럼 웅크리고 있는 게 낫다는 거다, 백만원 더 받자고 굳이 열심히 해야 하나 이런 분위기가 팽배하다”

눈치보는 미어캣 만드는 ‘리더십 역량’
중견기업 C차장은 “미어캣 사진을 보면 꼭 우리 회사 직원을 보는 것 같다. 리더는 저 앞에 혼자 서 있고, 중간관리자는 멀찌감치 서서 눈치만 보고, 직원들은 또 한 발 떨어져 구경만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대한상의는 국내 기업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4대 개선과제로 ▲빠른 실행 업무프로세스, ▲권한·책임 부여된 가벼운 조직체계, ▲자율성 기반 인재육성, ▲플레잉코치형 리더십 육성 등을 제시했다.

우선 업무 프로세스 과학화를 위해 기존의 ‘체계적 전략기반 실행’ 프로세스를 빠른 실행에 중점을 둔 ‘시행착오 기반 실행’ 모델로 바꿀 것을 조언했다. 이어 효율성을 강조한 기존의 기능별 조직구조를 통합해 권한과 책임이 모두 부여된 ‘소규모 자기완결형’의 가벼운 조직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또, 승진·보상 위주의 인재육성방식을 주인의식·자율성을 기반한 내재적 동기부여 방식으로 개편하고, Top-down 방식의 관리자형 리더십을 구성원들과 함께 뛰며 업무를 지원하는 ‘플레잉코치형’ 리더십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근대적이고 낡은 한국기업의 운영 소프트웨어가 기업의 경쟁력과 근로자의 삶의 질, 반기업 정서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가 처한 여러 당면 과제의 근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선 기업문화 혁신을 필수과제로 인식하고 전방위적인 개선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근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빠른 경영환경 변화 대처에 필요한 역량으로 유연성을 꼽지만 이에 적합한 체계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조직은 흔들리게 된다” 며 “프로세스, 구조, 인재육성, 리더십 등 조직운영 요소 전반에 걸쳐 ‘역동성’과 ‘안정적 체계’를 동시에 갖춘 ‘양손잡이’ 조직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녕하세요~산업1부 김진성 기자입니다. 스마트공장을 포함한 우리나라 제조업 혁신 3.0을 관심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그 외 각종 기계분야와 전시회 산업 등에도 한 번씩 곁눈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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