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지금 만나러 갑니다!
기자가 이정훈 군(25세)과 공준호 군(26세)을 만난 건 지난 6월 27일에 열린 '물재생분야 청년일자리 박람회'에서였다. 현재 졸업반인 그들은 명지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 관련 학과에 대한 취업 정보를 얻고자 해당 박람회에 참여했다고 한다. 청년들이 느끼고 있는 취업 준비 과정, 기업과 정부 정책에 대한 생각을 알고 싶은 기자는 그들과 동행하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래와 취업 사이
기자가 그들과 동행하면서 놀라웠던 점은 기성세대가 생각했던 청년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청년들은 '나는 어떤 분야로 나아가야 하는지', '어떤 경험들을 하면 좋을지, '내 미래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세우면 좋은지'라는 훨씬 근본적인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정훈 군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을 '경험을 위한 경험'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인턴으로 들어가기 위해 경험을 쌓고, 또 입사를 하기 위해 또 다른 경험을 쌓아야 하는 과도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현재의 취업 시장을 이해는 하지만,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닌 단순히 취업만을 위한 과정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공준호 군 역시 이 군의 말에 동의했다. 공 군은 "특히, 공공기관에서 현재 '체험형 인턴'과 '채용형 인턴'을 구분한 것은 문제"라며, "청년들에게 직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정상적인 급여나 업무를 보장하지 않고, 청년의 노동력을 소모성으로 이용하는 취지가 내포돼 있는 것은 아닌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 뒤 기업 부스로 걸어갔다.
끊어진 취업길, 청년은 달리고 싶다
올해 상반기 대기업 공채가 마감한 상황에서 진행된 이번 박람회는 채용이 아닌, 취준생들에게 기업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취준생들은 본인이 관심을 갖고 있었던 각 기업의 부스에서 진지한 상담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흡사 실제 '기업 면접'을 보는 듯했다.
두 청년이 기업 부스에서 취업 상담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기자는 A 기업 관계자로부터 "우리는 추후 채용 시 경력직을 원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상담이 끝난 후 기자는 청년들에게 '기업의 경력직 선호'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정훈 군은 "기업 입장에서는 경력직을 선호할 것 같다. 하지만 사회초년생 입장에서는 경력을 쌓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구직 시 여러 기업을 염두할 수밖에 없는데, 비슷한 분야라도 이쪽 분야의 경력이 다른 분야의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다 보니 취준생 입장에서는 자칫하면 시간을 낭비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토로했다.
공준호 군도 "직원 채용 시 기업 입장에서는 현재 인재풀이 꽉 찬 상태이기 때문에, 경력직 채용이 그것을 솎아내는 작업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투자는 성공과 실패의 위험성을 함께 안고 가는 것인데, 위험을 피하는 선택이 항상 성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는 고민해 볼 문제"라며 안타까워했다.
下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