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난 주말 이후 폭락세를 거듭하던 터키 리라화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으나, 금융위기에 대한 경계감이 한층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고착화된 경상적자로 인한 통화절하 압력 ▲외환보유고 대비 높은 대외부채 등으로 인한 외화유동성 부실 ▲미국인 목사 구속, 러시아 무기 구매, 이란 제재 불참 그리고 관세 부과 등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이 깊어지며 최근 터키의 금융시장 불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렇지 않아도 신흥국 내에서도 이미 취약국으로 지목된 바 있던 터키가 미국과의 정치적 갈등에 대한 부담을 노출시키자 자금이탈에 대한 위험에 빠진 것으로 여겨진다.
터키의 대외부채는 외환보유고의 350%에 이르는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하고 단기외채 비중도 높아 신용경색이 발생할 경우 자구적인 해결이 불가능해 보인다. 여기에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과 미국의 트럼프간 갈등이 봉합될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비록 터키 중앙은행이 지준율 인하 등 시장안정 조치에 나섰으나, 그간 경상적자에도 불구하고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대외부채를 늘려옴에 따라 외화 유동성에 대한 투자가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리라화 가치 급락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터키 금융시장을 힘들게 하는 변수이다. 정치적 혼란, 인플레이션, 경상적자 그리고 높은 대외부채는 신흥국의 불안을 표현하는 공통분모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하나금융투자의 소재용 연구원은 “미국과 극적인 타협에 실패할 경우 터키가 IMF 등으로부터 유동성 공급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따라 신흥시장에 보다 부담을 줄 소지가 커 보인다”고 말했다.
소 연구원은 “터키의 금융불안이 선진 유럽 전반에 확산될 것을 걱정할 단계는 아직 아닌 듯 하다”며, “그리스 수준에 근접한 터키의 대외 부채와 스페인 은행의 익스포져 등이 걸림돌인 것은 분명하지만, 당시보다 남유럽 전반의 펀더멘털이 개선됐고 유로존 밖의 이벤트 로 인해 그리스 위기와 달리 현재 유럽은행 CDS는 안정적인 편이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교보증권의 임동민 연구원은 “터키 은행권의 대외 차입규모는 총 2천232억 달러이며, 이중 스페인이 809억 달러로 전체 비중의 36%를 차지하고 있다”며, “리라화 급락으로 스페인 BBVA 은행과 이탈리아 Unicredit 등 터키 익스포저가 높은 유럽계 은행에 위기가 전이될 우려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