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미래의 자동차는 단순한 운송수단에서 커다란 IT디바이스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화여대 디자인대학원 문형철 교수는 kt경제경영연구소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 ‘자동차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자동차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형철 교수는 전기차의 등장으로 동력시스템이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바뀌는 것을 변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에너지원의 변화는 오랜시간 유지돼 온 엔진 대신 모터가 탑재되는 것을 의미하고, 이로 인해 다양한 제어시스템과 필수 장치들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교수는 “자동차 엔진과 주변 시스템이 차지하던 만큼의 부피가 필요 없기 때문에 자동차가 소형화되고 보다 심플해질 수 있다”면서 “ESS(에너지저장시스템)가 발전하고 주행거리 등을 극복할수록 완전한 대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자율주행차’가 진화할수록 자동차의 콘셉트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교수는 “자율주행차가 정착되기까지는 10여 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더 이상 자동차는 ‘내가 차한테 가야 하는’ 존재가 아닌 ‘내가 있는 곳으로 오는’ 주문형 기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에 따라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도 “브랜드·차체 성능 뿐 아니라 다양한 가치를 더할 수 있는 ‘Connected Service’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최근 AI스피커를 선택할 때도 음질 등 스피커 고유의 기능 보다는 ‘연결성’을 고려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디자인에 큰 제약을 주던 흡기구나 배기구가 사라지면서 자동차 회사들의 적극적인 브랜딩 디자인이 시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브랜드 차별화는 투명 디스플레이, 플렉서블 OLED 등 과감한 신소재 활용으로 이어져 새로운 산업의 활성화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형철 교수는 “AI의 발달과 언어 엔진이 탑재될 경우 탑승자와 차량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음성’으로 대체돼 조작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교수는 “자동차 자체가 큰 IT 디바이스가 되는 것”이라며 “미래 자동차 산업을 벤츠·GM이 선도할지, 구글·애플 등이 선도할지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