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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업·정부의 ‘취업 동상이몽’
염재인 기자|yji@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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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업·정부의 ‘취업 동상이몽’

청년일자리, ‘박람회’를 통한 취업? 글쎄...

기사입력 2018-09-11 11: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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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지난 5월 21일, 청년실업 및 지역일자리를 위해 3조9천억 원 규모의 ‘청년일자리 추경안(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취업자 수는 계속 감소했고,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청년실업률로 인한 고용위기 상황이 지속됐다. 이에 정부는 내년 일자리예산에 역대 최대 규모인 23조5천억 원을 투입해 고용 창출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청년·기업·정부의 ‘취업 동상이몽’
한 대기업 부스 앞에 청년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0일 해양수산부·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가 함께 ‘2018 물류산업 청년 채용박람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물류 전문기업, IT, 유통, 무역 등 유관기업과 공공기관 등 7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채용, 창업 지원, 직업상담, 직업 검사 등 다양한 취업정보와 채용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전용 누리집’에서 사전면접 신청 시 취업 컨설턴트가 구직자 이력과 기업의 채용기준을 매칭해 기업에는 적합한 인재를, 구직자에게는 합격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추천해 주는 등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됐다. 또한 수시채용이 가능한 기업은 현장면접을, 별도 공개절차로 선발하는 기업·기관은 채용정보 등을 제공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과는 달리 박람회 현장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많은 청년구직자들이 몰려들었지만, 그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줄지어 있는 곳은 대기업 채용관이었다. 구직자와 기업 간 적합한 인재를 연결해주려는 노력은 청년구직자들에게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덕분에 중소기업 채용관은 면접관이 청년구직자를 기다리거나, 간간이 한두 명 정도 면접을 진행하는 모습이었다.

청년·기업·정부의 ‘취업 동상이몽’
면접을 위해 대기 중인 청년구직자가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박람회를 찾은 부산 소재 대학교 4학년생인 정성호 군(25세)은 “공기업 취업을 알아보고 있는데, 학교에서 교통비 지원을 해줘 참석할 수 있었다”며, “당장 박람회에서 취업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취업 관련 정보를 얻고자 한다”고 박람회를 통한 취업에 큰 기대를 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정 군은 “물류 파트나 재고 분야를 알아보고 있긴 하지만, 보통 모든 경력을 쌓은 뒤 내가 원하는 업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이번 박람회에 많은 기대를 하고 오지 않았지만 연봉 등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대학교 졸업반인 윤경업 군(29살)은 “택배 사업이나 국제물류 쪽에 관심이 있지만, 세부분야보다는 대기업 쪽을 희망한다”며, “특히 중소기업 부스에서 면접을 봤을 때 면접관들이 전문성이 떨어지는 모습이 많아 중소기업에 대한 물음표를 갖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한 그는 “정부가 다양한 청년일자리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대체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청년들은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업으로 가길 원한다”며, “중소기업이 청년구직자를 잡으려면 정부의 지원에만 기대지 말고 변화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역시 대학교 4학년생인 변유미 양(29살)은 “학교 취업지원팀의 취업연수 프로그램에 포함된 일정으로 이번 박람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전공이 러시아어문학과라 해외유통과 관련된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변 양은 “나 역시 정부의 일자리정책 혜택을 받고 있고, 특히 중소기업 취업 시 혜택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소기업은 일한 만큼 급여를 보장받을 수 없고, 복지 열악 등 전체적으로 처우가 떨어지기 때문에 인식이 좋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동일학교 4학년생인 오현구 군(25살)은 “공기업을 염두에 두고 이번 행사에 참여했는데, 나 역시 연봉이나 처우 등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을 선호한다”며, “정부가 다양한 취업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듣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잘 체감되지는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청년·기업·정부의 ‘취업 동상이몽’
'2018 물류산업 청년 채용박람회'를 찾은 청년구직자들이 기업들의 구인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물류산업 청년 채용박람회에 면접관으로 참석한 A 업체의 관계자는 “현재 5~10명 정도 채용하기 위해 참여했는데,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채용이 잘 이뤄지지 않는 편”이라며, “신입직원도 뽑는 한편, 자사 홍보에도 힘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수출·수입 쪽을 다루는 우리 회사는 이번 채용에서 하역·적재 쪽 인원을 충원할 계획이지만, 청년층은 선호하지 않는 분야”라며, “꼭 자사가 아니더라도 청년들이 구직 시 스펙 쌓기 후 높은 처우를 바라기보다는 현장에서 실무를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취업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특송을 다루는 B 업체의 관계자는 “30대 중후반도 면접에 참여하는 등 구직자들의 절실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특별한 능력보다는 영업 시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채용박람회에서 청년구직자와 기업 관계자의 의견 중 공통된 점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심지어 자신이 일자리정책의 수혜자인데도 불구하고, 인지를 잘 못하고 있는 구직자와 기업이 있었다. 정책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직자와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정부부처가 주관한 취업박람회장에서도 여전히 구직자의 대기업 선호 추세가 뚜렷했다. 대기업 부스 앞에서 면접을 위해 대기하는 청년들 건너편에는 애타게 구직자를 기다리는 중소기업이 있었다.

내년 정부가 펼치는 일자리 사업의 특징은 ‘맞춤형 일자리 창출’이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지금, 청년구직자‧기업‧정부의 일자리에 대한 시각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구직자와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보완돼야 할지 보다 냉철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단순한 지원 정책만으로는 청년구직자‧기업‧정부 모두 만족할 수 없다.

제조업체에서부터 정부 정책이나 동향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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