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이미 연기됐던 바 있는 영국 내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이 결국 ‘압도적 차이의 부결’이라는 결과를 내면서 마무리됐다. 이번 표결결과는 이미 ‘부결’이 예상됐던 바이기 때문에, 표결의 영향력은 제한적인 반면, 영국 정부의 대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영국의 메이 총리는 향후 3일 내에 ‘Plan B’를 제시해야 한다. 영국 의회는 지난 9일 의사일정 개정안을 통과 시켰다. 부결 시, 새로 대안을 제시해야 되는 기한은 기존 21일에서 3일로 대폭 줄어들었다. 영국 의회 내부에서도 메이 총리를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오히려 메이 총리의 시간 끌기가 불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다른 대안들, 즉 합의기한 연장, 조기총선, 국민투표를 통한 브렉시트 무효화 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결국 금융시장에서 부결은 이미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가격변수에 반영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다. 오히려 다른 대안들의 진행과정에 보다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4가지의 대안이 유력시 되고 있다. 우선 노르웨이 형태의 ‘소프트 브렉시트’이다. 노르웨이 모델은 ‘backstop’ (영국 전체가 관세동맹에 일시적으로 머무는 것)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그 성격이 다르나, EU 측은 반대하고 있어 3월까지 또 다시 협상이 필요하다는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또 다른 대안은 국민투표를 통한 브렉시트 무효화 (노 브렉시트 )이다. 아일랜드 국경문제는 해결되기 힘들기 때문에, 영국 내부에서는 브렉시트 무효화가 유일한 답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제 1야당인 노동당의 제레미 코빈은, 조기총선을 통해 노동당이 집권 시 국민투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브렉시트 기한 연장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촉박한 일정을 감안하면,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서는 기한 연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영국 정부에서는 언급을 꺼렸다. 그러나, 이번 15일 표결을 앞두고 5일간 의회 내 논의 과정에서 처음으로 기한 연장이 언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곧 기한 연장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등 일부 국가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EU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를 통한 기한 연장은 쉽지 않고, 연장도 7월까지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임시 방편이라는 한계점은 있다.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 또한 여전히 상존한다. 3월 29일까지 합의에 실패하거나, 기한 연장에도 합의 실패 시 노 딜 브렉시트도 염두에 둬야 한다.
KB증권의 오재영 연구원은 “브렉시트 투표 부결 이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브렉시트 기한 연장이다. 영국 파운드화는 빠른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 지속돼 온 브렉시트 관련 불안감이 하반기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영국 파운드화는 실질 실효환율 기준으로 저평가 국면에 놓여 있으며, 이러한 연장선에서 유로화 역시 강세 압력이 부각될 소지가 있다. 물론, 브렉시트와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가 상존한다는 점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파운드화의 되돌림은 제한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