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국내 고용 상황의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용 침체 탈피를 위해서는 통계 수치 등의 제한적인 정보가 아닌, 복합적 원인 파악을 위한 다양한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행한 보고서인 ‘최근 고용 부진 원인과 국내 고용상황 관련 시사점’에서는 최근 급격히 진행되는 취업자 수 증가세 둔화 현상의 원인을 인구구조의 변화, 제조업 불황 지속 등의 고용 환경의 구조적 측면에서 찾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평균 31만6천 명을 기록했던 월별 취업자 수 증감분은 2018년 2월부터 10만 명대로, 7월은 5천 명, 8월에는 2천5백 명을 기록하는 등 크게 감소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최제민 연구원은 “최근 국내 고용 관련 논의가 ‘월별 취업자 수 증가세 급감=최악의 고용상황’이라는 공식에 과도하게 몰입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수치와 통계만으로는 국내 고용 상황을 판단하기 어려워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여성경력단절 등의 구조적 측면에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특히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원인으로 사료된 항목은 ‘인구구조 변화’다. 2018년 취업자 수 급감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49% 정도는 인구구조 변화로부터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25~39세 취업자 수가 인구증감에 비해 증가함에 따라 사회 초년생 세대의 취업 여건 개선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은 것으로 사료되기에 고령화 등의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고용 상황을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제조업 불황 여파의 지속’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통계청은 구조조정 및 제조업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부산, 광주, 울산, 전북, 경남 등지에서 도소매·숙박·음식점 취업자가 동반 감소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더불어 부동산 안정화 정책과 건설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한 취업자 수 급감도 고용 상황 악화에 속도를 붙였다.
부동산 호조로 인해 관련 취업자가 급격히 증가했던 2017년과 달리, 기저 효과와 부동산 안정화 대책 등의 영향으로 2018년에는 1만2천 명가량 감소하면서 취업자 수 증가세 둔화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건설업도 역대 최고 수준의 취업자 수 증가를 기록했던 2017년과 달리, 2018년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다.
최 연구원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경제 모멘텀이 둔화되는 가운데 기술진보, 국제화 등에 따라 일자리 소멸 현상까지 더해져 고용 환경이 다소 부정적으로 흘러갈 전망”이라며 “노동시장 내부의 구조적 문제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에 추후 국내 고용 상황은 양적, 질적으로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빠르고 단순한 해결책은 없다”라고 언급한 그는 “구조적 문제 개선을 위한 정책·제도 등의 변화 효과는 장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을 수립해 고용 문제의 근본적 개선을 이룰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합의가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최수린 기자 sr.choi@kid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