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국내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 폭 축소와 함께 4월배당금 송금 등의 영향으로 4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공산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시장의 예상처럼 4월 국내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다면 이는 지난 2012년 4월이후 7 년 만이다.
관심은 경상수지가 단순히 한 달 정도 적자를 기록할 것인지 아니면 적자 기조가 지속될 것인지 여부이다. 경상수지 흐름이 중요한 이유는 이전 사례를 보면 국내 경상수지 적자기조가 지속되던 국면에서 국내 경기 둔화 압력이 확대되는 동시에 금융시장의 조정압력이 크게 확대된 바 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추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변수는 무역수지이다. 2017년 월 평균 79억3천만 달러(통관기준)를 기록하던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2018년에는 월 평균 58억 달러로 축소됐고 금년 1~2월에는 월 평균 20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2017년 대비 1/4 수준, 2018년 대비로는 거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을 대폭 축소시켜주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국내 무역수지 흑자 규모 축소 흐름이 당분간 반전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국내 무역수지 흑자기조에 효자 역할을 하던 반도체 무역수지 및 대중 무역수지 흑자 폭 축소 현상이 이어질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국내 반도체 수출 및 대중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반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834억 달러로 전체 무역수지 흑자규모 697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2018년 월 평균 반도체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69억 달러였지만 금년 1~2월 반도체 월 평균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37억 달러에 불과하다. 월 평균 반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거의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반도체 가격 하락 및 미-중 무역갈등 지속 등으로 반도체 부문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반도체 수출 부진은 대중 무역수지 흑자 폭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2018 년 대중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556억 달러로 월 평균 46억 달러의 흑자를 보였지만 2019년 1~2월 평균 흑자 규모는 17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당분간 대중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획기적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다. 따라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의 축소는 국내 경상수지 적자 전환 리스크를 높일 수밖에 없다.
하이투자증권의 박상현 연구원은 “무역수지 흑자 폭 축소의 주된 원인이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의 영향이라는 점에서 갈등 해소 여부에 따라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가 동반 개선될 공산이 높다”며, “즉 미-중 무역협상 타결 시 국내 반도체 및 대중 무역수지 흑자 폭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상수지 적자 기조의 지속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지연될수록 국내 경상수지의 적자 현상이 빈발할 가능성은 잠재해 있다”고 덧붙인 뒤, “한편, 국내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당분간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일 수 있는 변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