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짧은 시간 내에 무서운 투자 유치 속도를 보여 온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적자를 지속해 온 기업에 투자 결정을 내리고 거액 베팅을 이어가 소프트뱅크의 숨은 전략을 향한 전 세계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017년 5월, 소프트뱅크는 역대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인 ‘비전펀드’를 설립했다. 1천억 달러 규모로 설립된 비전 펀드는 2년도 지나지 않은 현재, 그 절반인 500억 달러 이상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비전펀드가 빠른 투자 유치 속도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비전펀드가 투자하는 대다수의 기업이 창업 후 이익이 난 적이 없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비전펀드가 투자한 기업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쿠팡을 포함, UBER, DIDI Chusing 등의 대표적인 모빌리티 공유 기업들은 단 한 번도 이익이 나지 않았으며, 전통적인 현금 흐름 예측으로도 수년 내 흑자 전환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이다.
KDB 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투자전략과 손정의의 비전’은 비전펀드의 투자 대상 선별 기준이 ‘이익 창출 능력’이 아닌 ‘규모에 기반을 둔 시장지배’에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비전펀드가 ‘규모에 기반을 둔 시장지배’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두고, 손정의 회장의 ‘비전’인 ‘인공지능(AI) 군 전략’에 의해 운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WIRED UK의 자료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투자 대상 기준으로 글로벌 성장으로 시장 점유율이 50~80%에 달할 잠재력을 갖춘 기업이자, 모빌리티, 공유, 헬스케어, 핀테크 등 전 산업에 걸쳐 AI가 활용 중인 분야를 선정했다.
KDB 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의 강준영 연구원은 “비전펀드는 현금흐름의 예측 보다는 ‘비전을 기반으로 투자’하며 데이터의 가치를 중시하는 펀드”라며 “비전펀드는 AI를 모든 화두의 중심에 둔 손정의 회장이 AI 분야의 최고기업 ‘군’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담긴 펀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글로벌 리더는 패러다임 변화에 맞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기에, 국내 투자업계도 ‘규모에 기반한 투자’, ‘심사방식 개선’ 등 질적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AI 중심 패러다임 변화에 당면해 뚜렷한 비전하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최수린 기자 sr.choi@kid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