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수주 환경 변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 한국의 플랜트 산업은 위기를 맞았다. 더불어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의 심각성이 고조돼 화학 연료가 아닌 신재생 에너지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플랜트 산업계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 윤후덕 의원 공동 주최의 ‘제5회 플랜트 산업 성장 포럼’에서는 플랜트 산업의 재기를 위해 에너지 공기업과 플랜트 기업 간의 동반 진출을 장려하는 등 ‘협력’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플랜트산업협회의 우상용 회장은 “현재 플랜트 산업은 저유가 기조 아래 금융·개발 역량이 요구되는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변화한 수주 환경 속에서, 경쟁까지 가열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당 경쟁과 저가 수주를 지양하고 상생 협력을 통한 동반 진출을 활성화해야 할 때”라고 입을 열었다.
한국의 플랜트 산업은 지난 10여 년간 수주 호황을 기록했다. 2010년부터 5년 동안 연평균 6백억 불 이상의 수주 실적을 기록함으로써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과 함께 대표적인 수출 동력 산업으로 급부상했으나, 저유가로 인한 발주국의 재정 악화 등을 배경으로 고공행진 하던 수주 실적은 2018년 217억 불까지 급감했다.
우 회장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쌓아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에너지 공기업의 기술력과 대외 신뢰도를 통한 EPC 기업과의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 동반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플랜트 산업 생태계의 현재는 막막한 상황이다. 탈원전·탈석탄 움직임 가운데 가스복합 분야에도 주요 선진 OEM 사들의 독과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나, 신재생에너지 분야마저 과다 경쟁으로 수익성 확보가 곤란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의 이조형 해외발전기술처장은 “플랜트 산업의 해외 사업에 있어서도 해외 건설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해법은 알고 있으나, 실행이 전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승부수로 내세운 ‘가성비’라는 우리의 강점마저 중국 등 후발주자에게 빼앗겼고, 중동에서는 심지어 유럽업체에게도 밀리고 있다”라고 심각성을 언급한 이조형 처장은 “패닉 상태에 빠져든 플랜트 산업계에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윈-윈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TEAM(팀)’을 ‘Together Everyone Achieves More(다 함께라면 더 많은 것을 얻는다)’로 정의한 이 처장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사업을 지금처럼 제로썸 게임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EPC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절대적이나 쉽지 않은 만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중국의 EPC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생산비를 낮추는 등 국내 기업 간, 더 나아가 해외 기업과도 ‘협력’을 도모해 플랜트 산업에 닥친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최수린 기자 sr.choi@kid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