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국은 작년 일본산 철강재 약 540만 톤, 일본은 한국산 약 380만 톤을 수입했다. 한국 내수시장에서 일본산 점유율은 10%, 일본에서 한국산 점유율은 6% 수준이다. 한국의 일본산 의존도가 일본의 한국산 의존도보다 더 높지만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현대차투자증권의 '韓日 수출규제 시 철강산업 영향 점검' 보고서에 의하면, 우선 대부분의 철강재는 일본 정부가 규정하는 전략물자에 해당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이 되고, 일본 대형 철강업체들은 CP기업으로 등록(일본 경제산업성에서 공개된 632개 CP기업에 JFE와 고베제강 포함)이 돼있어 특별일반허가 대상으로 한국향 수출이 가능하다.
중국산 대체재 존재도 이러한 판단에 힘을 보탠다. 품목별로는 열연강판(주 수요처 냉연업체 및 강관업체)이 국내시장에서 일본산 점유율 14%(2018년 기준)으로 가장 높고, 중후판(주수요처 조선사)이 9% 순서이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조강) 생산량 대비 일본향 철강 수출 비중은 5% 수준이며 품목별로는 열연강판, 냉연강판, 아연도, 중후판 순서로 비중이 크다. 일본향 수출이 어려워지더라도 열연강판과 중후판은 일본 수입산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가 되고 냉연강판과 아연도강판도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동남아를 염두에 둔다면 그 영향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
원부자재를 점검해보면 전기로 조업 시 사용되는 소모품인 전극봉은 일본산 점유율이 상당히 높다. 한국은 전량수입에 의존하는데 작년 수입량의 약 4만4천 톤 중에서 일본산 2만3천 톤, 중국산 1만3천 톤으로 일본산 비중이 52%에 달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한국향 수출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일본 최대 전극봉 업체인 쇼와덴코는 CP기업으로 특별일반포괄허가 대상이고 중국과 인도에서도 일본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전극봉을 조달 차질로 전기로에서 생산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방대탄소 등 중국의 대형 전극봉 업체들의 생산 품질은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로의 주원료인 철스크랩은 국내 사용량(자가발생 제외)에서 일본산 비중은 16% 정도이나 러시아와 미국산 구매확대로 대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증권의 박현욱 연구원은 "다만 전극봉이나 철스크랩의 가격은 단기적으로 상승하고 전극봉의 경우 사용 효율이 낮아지면서 전기로의 원가상승요인이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