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꽉 막힌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신산업과 신기술 분야의 혁신을 위해 도입된 ‘규제 샌드박스’가 비교적 효과적인 성과를 거두며 답답한 규제에 대한 숨통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월 1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규제 샌드박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 융합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융합 분야를 시작으로 4월 1일부터는 금융 분야에도 규제 샌드박스가 적용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심의를 신청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란 모래 놀이터 안에서 자유롭게 노는 아이들처럼, 기존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한 조건 하에서 임시로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시켜주는 제도다. 신기술·서비스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저해되지 않을 경우 기존 법령이나 규제에도 불구하고, 실증 또는 시장 출시를 진행할 수 있다.
규제 샌드박스의 본격 시행 이후 1호로 심의를 통과한 신기술은 수소 충전소다. 친환경적인 요소, 짧은 충전시간, 긴 주행거리 등의 장점에도 충전소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수소차의 보급이 어려웠던 상황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같은 규제에 막혀 수소 충전소의 설치가 어려웠지만,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설치가 임시허용이 되면서 수소 충전소 인프라 확대를 통한 수소차 보급을 위한 활로가 열리게 됐다.
또한 현재까지 ‘고속도로 공유주방’, ‘라떼아트용 3D 프린터’,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통합 플랫폼’, ‘모바일 운전면허증’, ‘모바일 환전’, ‘택시 앱 미터기’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규제 샌드박스 심의를 통과해 사업 기회를 얻었다.
사업 기회를 얻은 기업 중에는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도 다수 포함돼 있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문턱을 기존보다 낮춰 혁신의 기폭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해관계자 갈등이 심한 과제의 경우에는 논의가 지체돼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 다른 관건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다고 해서 무조건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한국행정연구원 원소연 연구위원은 “기업 스스로 사후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책임감이 부여돼야 하며, 규제 샌드박스 기간이 지난 후에도 시장성을 인정받은 경우에는 사업의 연속성이 보장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사업의 연속성의 불확실함을 대비하기 위해 이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의 필요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