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주요국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석유 중심의 기존 경제 구조 탈피와 함께 산업구조 다각화를 위해 현지 제조역량 강화 등 비석유 부문 육성에 힘쓰고 있다.
KOTRA의 '포스트 코로나, 포스트 오일시대를 준비하는 중동의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증산경쟁 심화와 원유 감산체제 붕괴로 촉발된 유가 하락의 추세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원유 수요와 맞물려 더욱 심해졌다.
유가 급락의 추세 속에서 GCC 회원국들을 비롯한 산유국들은 재정악화와 산업침체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우디의 경우 세계 석유 생산의 12.6%를 차지하고, 정부 재정수입 중 석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수준으로 높아 재정악화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UAE와 쿠웨이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가 하락이 지속된다면 탈석유·산업 다각화를 향한 산유국들의 국가전략 추진도 재원조달 문제로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재정균형 유가와 최근 급락한 유가 간 괴리가 커지면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도 영향을 받는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중동 각국은 역내 제조기반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뼈저리게 겪었다. 전 세계 교역량이 감소하자 산업을 지탱하는 원부자재는 물론이고, 마스크나 손소독제와 같은 의료·보건 품목과 식품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기초적인 품목들의 수급도 어려웠다.
이에 중동 주요국들은 현지 제조역량 강화를 통한 핵심 분야 자체공급과 의료 인프라 확충의 시급함을 깨닫고,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된 이후 포스트 오일시대 대비를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화 정책을 펼치기 시작한 중동이지만, 제조업 기반이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 우위를 가진 해외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생산설비 구축과 원부자재 공급, 기술제휴 등의 새로운 기회요인을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열악한 의료 인프라 현실을 체감한 중동 각국이 향후 병원 인프라 확충과 시스템 선진화 등 의료·보건 분야 경쟁력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K-방역과 K-메디컬의 중동 진출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이커머스 시장 또한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상거래와 화상상담, 원격학습 등 언택트(Untact) 관련 분야가 빠르게 현지 비즈니스의 뉴노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KOTRA의 황준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무역관은 보고서를 통해 '환경 변화에 발맞춰 IT와 보건·의료 등 경쟁 우위 분야에서 중동시장 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권역별 특성과 시장변화를 고려해 현지기업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면 진출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동은 걸프와 레반트, 마그레브와 이란·터키·이집트의 독립시장 등 권역이 다양한 만큼 시장별 특성이 판이하다'며 '진출 희망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진출 전략 수립이 어느 곳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