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생산능력 둔화로 국내 고용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발표한 ‘브레이크 걸린 제조업 생산능력, 국내 고용 발목 잡아’ 자료에 따르면, 설비·인력·노동시간 등 조업 환경이 정상적인 상태라고 가정했을 때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실적을 나타내는 국내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2017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제조업 생산능력지수 연평균 증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 0.7%로 199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증가율 4.7%의 1/7 수준에 그쳤다.
2018년 생산액 기준 상위 10대 제조업 중, 2015년 대비 2019년의 생산능력이 1% 이상 향상된 업종은 전자부품 20.1%, 화학 8% 등 5개로 나타났다.
고무·플라스틱, 금속가공 등 2개 업종은 생산능력이 1% 이상 하락했고, 생산능력이 2015년 수준을 유지한 업종은 기타 기계·장비 등 3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기준 생산능력 유형별 10대 제조업 생산액 비중을 살펴보면, 상승형 5개 업종의 비중이 55.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정체형 3개 업종과 하락형 2개 업종의 비중은 각각 34.1%, 10.8%를 기록했다.
한편, 10대 제조업의 생산능력 유형별 고용비중은 상승형 39.7%, 정체형 35.2%, 하락형 25.1%로 정체 또는 하락형 업종이 국내 고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용인원 기준 제조업 상위 5개 업종 중, 4개 업종의 생산능력이 정체 또는 하락형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지수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어, 이들 업종의 일자리 해외 유출 등 고용환경의 악화가 우려된다는 게 한경연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한경연이 한국수출입은행의 2018 회계연도 현지법인 업종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대 제조업 중 생산능력지수 하락폭이 가장 컸던 금속가공제의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해외 종업원 수가 1만4천898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고용인원 증가분(1만4천957명)과 유사한 수준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발표 자료를 통해 ‘최근 들어 생산능력 증가율 둔화로 국내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장기화 될 경우 국내보다 생산성이 높은 해외로의 제조업 이탈이 가속화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밸류체인이 재편되면서, 전 세계 각국이 리쇼어링 정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기업관련 규제 개선, 각종 투자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경쟁국 대비 제조업 경영환경의 비교우위를 확보해야 국내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