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페트병 등 플라스틱 제품에서 나온 미세 플라스틱은 식별은 물론 필터를 통해 걸러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수중에서 머리카락의 1000분의 1 수준의 미세 플라스틱을 잡아내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서민아, 유용상 고려대학교 KU-KIST 융합대학원 교수 연구진이 미세 플라스틱을 포착·분석하는 ‘나노입자 포집과 테라헤르츠파(THz) 증폭 기술을 결합한 광-전기 집게’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광 핀셋 기술을 사용하면 40μl(마이크로리터)당 약 100만분의 1L(1ppm)의 극미세 입자까지 포착·분석할 수 있다.
테라헤르츠파(1초에 1조 번 진동하는 전자기파)는 파장이 길고 광에너지는 낮아 인체에 해가 없어 비파괴검사 등에 쓰인다. 그러나 대부분 물에 흡수되는 성질이 있어 수중 미세물질을 포착·분석하는데 전혀 활용되지 못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극소량의 나노입자를 포집할 때 쓰는 전기집게 기술과 증폭된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고민감도 광센서를 하나로 합쳐 형광표지 등 전처리 없이 모니터링 가능하다.
연구진은 수중 미세 물질이나 혈액이나 체액 같은 액체 시료 속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생물학적으로 정상 과정과 병리적 과정을 객관적으로 측정·평가하는 지표) 검출 등 다양한 바이오·의료 응용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서민아 교수는 “전기 집게와 광센서를 합치는 과정에서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으나 전극 기반 메타물질을 개발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미세먼지·플라스틱 연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의료현장에서 특정 질병에 관여하는 미량의 생체분자를 검출·분석하는 데도 매우 유용하게 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