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7월 종합경기 BSI 전망치는 102.3을 기록했다. 100을 기준으로 BSI가 이보다 높으면 경기 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지난 3월 이후, 기업경기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 개선을 예상하는 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지난달 △5.1p 감소한 데 이어 전망치는 △0.3p 감소했다. 6월 종합경기 실적치는 106.2를 기록해 전월보다 △0.2p 감소했다.
부문별 7월 전망치는 내수 100.0, 수출 100.3, 투자 102.3, 고용 105.7, 자금사정 101.8, 채산성 99.7, 재고 99.2 등이었다. 투자 및 고용의 경우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으나 내수는 지난 3월 이후 호조세가 지속해서 둔화하는 모습이며, 채산성은 6월(99.0)에 이어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이는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하는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수요 감소 등을 우려해 원가 인상분을 판매가격에 전가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경연은 이러한 수익성 악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 7월 전망치는 비제조업이 104.4로 전월(99.4) 대비 5.0p 증가하며 낙관적 전망으로 전환됐지만, 제조업 전망은 100.9로 전월(105.1) 대비 △4.2p 감소해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조업의 부문별 전망치는 주요 부문에서 전월 대비 호조세가 다소 위축됐다. 내수는 96.1(전월 대비 △7.6p 감소), 투자는 101.3(△4.7p 감소), 고용은 101.8(△3.3p 감소)을 기록했으며, 내수의 경우 지난 3월 111.8로 100선을 넘어선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1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주요 원자재 및 반도체 부품 수급난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제조업 기업들의 생산·투자 계획에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2월까지 회복세를 이어가던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최근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한경연 관계자는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제조업 경기의 불확실성은 곧 실물경제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원자재·부품 수급 차질을 타개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